한국 지형에 적합한가?

입력 2008.01.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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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에는 대운하가 과연 한반도 지형에 적합한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찬반 양측의 논리를 이경호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입니다.

동쪽에는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고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산맥들이 남서쪽으로 이어집니다.

경부 대운하는 한강에서부터 시작해 대각선으로 낙동강까지 550KM를 흘러가게 됩니다.

한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이곳은 소백산맥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운하건설을 찬성하는 측은 이곳 해발 110 높이에 22km 수로터널을 건설하거나 인근 속리산을 따라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운하를 연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같은 지형조건 때문에 찬성 측도 운하건설이 한국지형에 불리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 중류 부근입니다.

곳곳에 강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수위가 낮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여기저기 강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 갈수기에 남한강 중상류지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찬성 측은 그러나 겨울철에 물이 부족하더라도 댐을 더 만들어 수위를 확보하면 배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댐은 적게는 6개, 많게는 16개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조원철 : "운하를 만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현재 한강하고 낙동강 저유량이 7억 톤인데, 그게 16억 톤으로 늘어납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은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두면 부영양화 등 환경피해가 발생한다고 반박합니다.

<인터뷰> 염우 (충북 환경운동연합) : "인공수로를 만들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어 정화능력이 떨어진다."

강 주변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구불구불한 사행천이 발달한 것도 운하건설에는 불리한 조건입니다.

배의 속도가 느려지고 구간에 따라서는 안전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찬성 측의 주장은 다릅니다. 운하가 발달한 독일의 모젤강은 우리나라 하천보다 더 굴곡이 심하고 표고차도 높지만 댐을 만들어 수위를 확보했고 안전에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정동양 한국교원대 교수 : "유럽의 지천은 우리나라 본류보다 매우 꼬불꼬불하고 경사도 크고 갈수기 유량도 매우 적습니다"

삼면이 바다인데 굳이 운하가 필요한지도 쟁점입니다.

<인터뷰>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 "지금 부산에서 인천까지 28시간 걸립니다. 이런 큰 물동량을 움직일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기 때문에 굳이 운하를 주장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찬성 측은 현재 경제성이 떨어져 운항이 중단된 연안항로를 운하를 통해 내륙도시와 연결하면 경제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합니다.

안개와 홍수 결빙 등으로 인해 배가 과연 1년에 며칠이나 다닐 수 있느냐를 놓고도 논란거립니다.

이와 관련해 찬성 측은 운항 불가능 한일이 연간 20일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측은 연간 70~80일이 된다고 반박합니다.

한반도 지형에 운하 건설이 불리하다는 점은 찬성이나 반대 측 모두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쟁점은 이 지형적 불리함을 뛰어넘을 만큼 운하 건설의 효과가 있을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kbs 뉴스 이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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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지형에 적합한가?
    • 입력 2008-01-17 21: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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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에는 대운하가 과연 한반도 지형에 적합한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찬반 양측의 논리를 이경호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입니다. 동쪽에는 백두대간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고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산맥들이 남서쪽으로 이어집니다. 경부 대운하는 한강에서부터 시작해 대각선으로 낙동강까지 550KM를 흘러가게 됩니다. 한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이곳은 소백산맥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운하건설을 찬성하는 측은 이곳 해발 110 높이에 22km 수로터널을 건설하거나 인근 속리산을 따라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운하를 연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같은 지형조건 때문에 찬성 측도 운하건설이 한국지형에 불리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 중류 부근입니다. 곳곳에 강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수위가 낮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여기저기 강물이 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철 갈수기에 남한강 중상류지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찬성 측은 그러나 겨울철에 물이 부족하더라도 댐을 더 만들어 수위를 확보하면 배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댐은 적게는 6개, 많게는 16개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조원철 : "운하를 만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현재 한강하고 낙동강 저유량이 7억 톤인데, 그게 16억 톤으로 늘어납니다." 이에 대해 반대 측은 댐을 만들어 물을 가두면 부영양화 등 환경피해가 발생한다고 반박합니다. <인터뷰> 염우 (충북 환경운동연합) : "인공수로를 만들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어 정화능력이 떨어진다." 강 주변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구불구불한 사행천이 발달한 것도 운하건설에는 불리한 조건입니다. 배의 속도가 느려지고 구간에 따라서는 안전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찬성 측의 주장은 다릅니다. 운하가 발달한 독일의 모젤강은 우리나라 하천보다 더 굴곡이 심하고 표고차도 높지만 댐을 만들어 수위를 확보했고 안전에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정동양 한국교원대 교수 : "유럽의 지천은 우리나라 본류보다 매우 꼬불꼬불하고 경사도 크고 갈수기 유량도 매우 적습니다" 삼면이 바다인데 굳이 운하가 필요한지도 쟁점입니다. <인터뷰>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 "지금 부산에서 인천까지 28시간 걸립니다. 이런 큰 물동량을 움직일 수 있는 교통수단이 있기 때문에 굳이 운하를 주장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찬성 측은 현재 경제성이 떨어져 운항이 중단된 연안항로를 운하를 통해 내륙도시와 연결하면 경제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합니다. 안개와 홍수 결빙 등으로 인해 배가 과연 1년에 며칠이나 다닐 수 있느냐를 놓고도 논란거립니다. 이와 관련해 찬성 측은 운항 불가능 한일이 연간 20일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측은 연간 70~80일이 된다고 반박합니다. 한반도 지형에 운하 건설이 불리하다는 점은 찬성이나 반대 측 모두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쟁점은 이 지형적 불리함을 뛰어넘을 만큼 운하 건설의 효과가 있을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kbs 뉴스 이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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