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개발 vs 투기 열풍

입력 2008.01.1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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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운하 사업은 또 낙후된 내륙지역의 개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지만 투기 열풍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습니다.

벌써 많은 자치단체들이 전담조직을 만드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최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부운하 터미널 예정지인 충북 충주시의 한 마을입니다.

5-60년대까지만 해도 중부권 최대 물류 집산지였지만 댐으로 인해 물길이 막히고 도로와 철로가 놓이면서 마을은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인터뷰> 박숙자(충북 충주시 엄정면) : "옛날에는 이 동네가 다 2층집이었어요. 우체국도 있고 농협도 있고 했는데, 지금은 오가는 사람도 없고..."

대운하가 뚫리면 이곳에 터미널과 대규모 물류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 김호복(충주시장) : "옛날 물길을 따라 문화와 경제의 중심 이었던 충주시가 앞으로 다시 한 번 도약..."

대운하가 침체된 내륙개발을 촉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치단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문경과 상주, 김천, 고령 등 대운하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경상북도는 시군에서 인력까지 지원받아 경부운하 추진 지원단을 구성했습니다.

'낙동강 프로젝트' 등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개발사업을 대운하와 연계 추진해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관용(경북지사) : "대운하와 낙동강 프로젝트..."

부산시도 전담본부를 설치해 대운하의 기.종점이 될 서낙동강 하구에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해 산업용지 부족 문제 등을 일시에 해결한다는 전략입니다.

<인터뷰> 허남식(부산시장) : "최소 천만 평 조성. 부산지역 대선 1번 공약..."

이렇게 대운하 관련 조직을 만들고 준비작업에 착수한 자치단체는 지난달 26일 경북 문경을 시작으로 모두 12곳이나 됩니다.

대운하가 추진되면서 수혜지로 거론되는 곳에는 벌써 외지인들이 몰리고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녹취> 부동산업자 : "대운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이 땅을 초기 단계에서 사 놓으시면 (평당) 30-40 정도는 저희들이 보고 있는거죠."

대운하 건설이 대선공약으로 나온 지난해 10월과 11월 이른바 대운하 수혜지로 알려진 지역은 외지인들의 토지매입 비율이 늘어 전체 토지거래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매물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 김종림(공인중계사) :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값을 터무니 없이 높게 부르니까 거래는 안돼지."

대운하 건설이 자칫 투기세력의 배를 불려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윱니다.

<인터뷰> 안병옥(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위원장) : "수몰 지역이 생길 수도 있고 주변 땅값이 올라서 손해보는 사람도 있으니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운하의 열기와 투기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정작 지역민들은 대운하와 관련된 모든 논의들을 차분하게 관망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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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륙 개발 vs 투기 열풍
    • 입력 2008-01-18 21:20:21
    뉴스 9
<앵커 멘트> 대운하 사업은 또 낙후된 내륙지역의 개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지만 투기 열풍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습니다. 벌써 많은 자치단체들이 전담조직을 만드는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최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부운하 터미널 예정지인 충북 충주시의 한 마을입니다. 5-60년대까지만 해도 중부권 최대 물류 집산지였지만 댐으로 인해 물길이 막히고 도로와 철로가 놓이면서 마을은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인터뷰> 박숙자(충북 충주시 엄정면) : "옛날에는 이 동네가 다 2층집이었어요. 우체국도 있고 농협도 있고 했는데, 지금은 오가는 사람도 없고..." 대운하가 뚫리면 이곳에 터미널과 대규모 물류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기대가 큽니다. <인터뷰> 김호복(충주시장) : "옛날 물길을 따라 문화와 경제의 중심 이었던 충주시가 앞으로 다시 한 번 도약..." 대운하가 침체된 내륙개발을 촉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치단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문경과 상주, 김천, 고령 등 대운하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경상북도는 시군에서 인력까지 지원받아 경부운하 추진 지원단을 구성했습니다. '낙동강 프로젝트' 등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개발사업을 대운하와 연계 추진해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관용(경북지사) : "대운하와 낙동강 프로젝트..." 부산시도 전담본부를 설치해 대운하의 기.종점이 될 서낙동강 하구에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해 산업용지 부족 문제 등을 일시에 해결한다는 전략입니다. <인터뷰> 허남식(부산시장) : "최소 천만 평 조성. 부산지역 대선 1번 공약..." 이렇게 대운하 관련 조직을 만들고 준비작업에 착수한 자치단체는 지난달 26일 경북 문경을 시작으로 모두 12곳이나 됩니다. 대운하가 추진되면서 수혜지로 거론되는 곳에는 벌써 외지인들이 몰리고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녹취> 부동산업자 : "대운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 이 땅을 초기 단계에서 사 놓으시면 (평당) 30-40 정도는 저희들이 보고 있는거죠." 대운하 건설이 대선공약으로 나온 지난해 10월과 11월 이른바 대운하 수혜지로 알려진 지역은 외지인들의 토지매입 비율이 늘어 전체 토지거래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매물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인터뷰> 김종림(공인중계사) :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값을 터무니 없이 높게 부르니까 거래는 안돼지." 대운하 건설이 자칫 투기세력의 배를 불려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윱니다. <인터뷰> 안병옥(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위원장) : "수몰 지역이 생길 수도 있고 주변 땅값이 올라서 손해보는 사람도 있으니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봅니다." 대운하의 열기와 투기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정작 지역민들은 대운하와 관련된 모든 논의들을 차분하게 관망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최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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