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펠프스(23.미국)가 '수영 황제'라면 박태환(19.단국대)은 이제 '수영 황태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박태환은 12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하며 마침내 사실상 황제의 뒤를 이을 '황태자'의 칭호를 얻었다.
자유형 200m와 400m는 4년 전 아테네 대회 때만 해도 호주의 '인간 어뢰' 이안 소프가 최강자의 자리에서 군림하고 있었다.
소프는 자유형 400m의 경우 2000년 시드니 대회와 2004년 아테네 대회를 석권했다. 자유형 200m는 아테네에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 19살의 펠프스가 자유형 200m에서 소프에게 도전했지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펠프스는 네덜란드의 피터 판덴 호헨반트에게도 밀리며 3위에 그쳤다.
소프는 베이징올림픽 이전에 은퇴해버려 펠프스는 설욕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됐지만 3년 뒤 기록에서 소프를 뛰어넘었다.
작년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분43초86을 기록하며 소프가 2001년 후쿠오카 세계대회에서 작성한 1분44초06을 0.20초 앞당긴 것.
수영 선수로서 타고난 재능도 있었지만 눈물 겨운 훈련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펠프스가 소프에 이어 황제 자리에 오른 것처럼 펠프스를 이을 선수는 현재로선 박태환 뿐이다.
자유형 중.장거리 부문에서는 펠프스만 빼고 적수가 없기 때문에 펠프스의 자리를 이을 가장 유력한 선수로 부상한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박태환은 2012년 런던 대회 때는 펠프스를 꺾을 가능성을 충분히 보였다. 박태환은 출전하는 종목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을 1초 이상 앞당기는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더구나 박태환은 4년 뒤 수영 선수로서 최고 전성기인 23살이 되고 펠프스는 27살로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이 펠프스와 다시 맞붙게 되는 시점은 내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2011년 상하이 세계대회.
이때까지는 펠프스를 넘어설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자기 관리를 잘하고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근접해 간다면 박태환은 런던에서 마침내 황제 자리에 등극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