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자유형 전문인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단거리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것은 2년 전이다.
2006년 8월 캐나다에서 열린 범태평양수영대회에서 처음 정규코스(50m) 국제대회에 나선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 1분47초51에 물살을 갈라 은메달을 따내면서 동시에 장린(중국)의 아시아기록마저 넘어섰다.
이어 같은 해 말 열린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200m 아시아기록을 더 줄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자유형 100m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하며 단거리에서도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박태환은 멈추지 않았다.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 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마이클 펠프스(미국), 자유형 100m 세계 기록 보유자 피터 판덴 호헨반트(네덜란드)와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같은해 10월 광주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박태환은 한국 수영의 역사를 창조했다. 자유형 100m에서 44년 만에 50초 벽을 무너뜨린 것. 기록은 49초32.
1963년 김봉조 전 수영대표팀 감독이 59초10을 기록하며 1분의 견고한 벽을 넘어선 이후 10초를 더 줄여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스프린터 가능성을 확인했던 박태환은 이번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단거리에서도 세계 정상급임을 확인했다.
물론 자유형 100m는 아직 멀었다. 세계 기록이 47초대 초반이기 때문에 아직 2초가 모자란다.
하지만 자유형 200m의 경우 단거리에 속하지만 초반에 힘 조절이 필요하고 막판 스퍼트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이를 증명하듯 박태환은 12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85로 '수영황제'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며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