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무한 신뢰’…정대현 통증 결장

입력 2008.10.31 (23:34)

수정 2008.10.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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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경완에게 사인을 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박경완이 다쳤을 때에는 박경완이 벤치에서 사인을 낸 적도 있었다”

한국시리즈 2연패 위업을 달성한 김성근 감독은 31일 우승을 확정하고 나서야 그동안 꼭꼭 숨겨왔던 `영업기밀'을 몇 가지 털어놓았다.
처음에 설명한 건 팀 내 박경완의 위치.
김성근 감독의 박경완에 대한 믿음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그는 1년 내내 박경완에게 경기 도중 특별한 사인을 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우승이 확정된 31일 5차전 9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도 사인을 내기는커녕 멀리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 경기를 이끌어간 건 안방마님 박경완이었다. 투수들은 박경완의 주문대로 공을 던졌고, 내야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후반기 박경완이 다친 뒤 정상호가 대신 포수 마스크를 썼던 상황에서 박경완이 벤치에 앉아 선수들에게 특별 주문을 했을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다른 부상 선수와 달리 다친 박경완을 굳이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고 경기마다 데리고 다니는 이유를 두고 억측이 구구했다. 실제로는 박경완은 벤치에 앉아 정상호를 돕는 정도를 넘어서 사인까지 내는 준(準) 코치급 역할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시즌 내내 팀 내 2선발로 활약해온 채병용을 4차전과 5차전에 갑자기 마무리로 쓴 이유는 정대현의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감독 설명에 따르면 30일 4차전을 앞두고 정대현이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는 것. 이때 채병용은 6차전 선발 등판에 대비해 연습 투구를 끝낸 상태였다. 외국인 마무리 요원 에스테반 얀을 한국시리즈 직전에 집으로 돌려보낸 김성근 감독은 할 수 없이 시즌 도중 불펜으로 등판한 적이 있는 채병용을 마운드에 올리기로 했다. 제구력이 좋은 채병용이라면 충분히 통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김감독은 2005년 이후로는 세이브 경험이 없는 채병용을 한국시리즈에서 갑자기 마무리로 등판시킨 데 대해 "어쩔 수 없었다"며 "미안하다"라고 했다.
26일 1차전에서 박재홍을 4번이 아니라 3번으로 내세운 이유도 설명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두산 맷 랜들과 채상병 배터리의 볼 배합을 분석했더니 오른손을 주로 쓰는 채상병이 뜻밖에 왼손타자가 타석에 있을 때에는 25번 도루 시도 중 15번을 저지한 반면 오른손 타자가 타석에 있을 때에는 50번중 6번밖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우타자 박재홍을 3번으로 앞당겨 배치한 데에는 바로 1번으로 나설 정근우의 도루를 도우려는 뜻이 숨어 있었다는 설명이다. 처음부터 두산 발야구를 발야구로 누를 계산을 세워두고 있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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