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킬러’ 마찰라 설욕전 ‘물거품’

입력 2009.02.05 (02:31)

수정 2009.02.05 (15:44)

"이번만큼은 '한국 킬러'로 통하는 마찰라에게 통쾌하게 설욕하고 싶었는데..."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이란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1주 앞둔 5일 치러진 바레인과 평가전 2-2 무승부가 못내 아쉬웠다. 바레인전 승리로 기분 좋게 이란에 입성하려던 꿈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89위로 한국(42위)보다 47계단 낮았지만 최근 일본에 1-0 승리를 낚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했다.
특히 바레인은 한국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며 중요 대회마다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체코 출신의 밀란 마찰라(66)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어 허정무호로서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마찰라 징크스'는 허정무 감독도 피해갈 수 없었다. 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주전급들이 상당수 빠진 바레인의 선(先)수비 후 역습 전략에 허리를 찔려 선제골을 내줬고 김정우(성남)의 골로 1-1 균형을 맞추고도 1-2로 끌려가는 등 진땀을 뺐다.
후반 추가시간에 이근호(대구)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지 못했더라면 허정무호가 지난해 1월 칠레와 평가전 이후 1년여 만의 쓰라린 패배를 당할뻔했다.
마찰라 감독과 한국 축구의 질긴 악연이 시작된 건 1996년 아시안컵부터.
당시 쿠웨이트 대표팀을 지휘하던 마찰라 감독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2-0으로 눌렀다.
마찰라 감독은 2003년 10월에는 오만 대표팀을 맡아 한국 축구에 '오만 쇼크'를 각인시키며 당시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을 도중하차하게 만들었다.
오만에서 열린 2004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이 홈팀 오만에 어이없는 1-3 패배를 당했던 것. 상대팀 벤치에는 역시 마찰라가 앉아 있었다.
한국은 지난 2007년 7월에도 마찰라 감독의 바레인과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1-2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해 다시 마찰라 감독에게 무릎 꿇었다.
2개월 뒤인 9월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에서 마찰라 감독이 이끄는 바레인을 맞아 1-0 승리를 거둬 선배들의 한을 풀었다. 하지만 한국은 성인 대표팀 경기에서는 마찰라 감독을 상대로 13년 가까이 1무3패로 무승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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