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도 넘은 간섭’ WBC 대표 눈치

입력 2009.02.26 (10:03)

수정 2009.02.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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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미국프로야구 구단의 소속 선수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
투구수 및 특정 보직에 대한 엔트리 제한, 승부치기 도입 등 야구의 본질적인 모습과 동떨어진 여러 규정으로 이미 대회가 누더기가 된 판국에 '선수 보호'를 핑계로 메이저리그 구단이 지나치게 각국 대표팀 운영에 간섭하면서 '야구 최강국 결정전'이라는 대회 타이틀도 무색해졌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구단은 추신수(27)를 대표팀에 보내면서 외야수로 출전할 수 있는 게임 수를 예선 1경기, 본선 2경기로 못박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에 따르면 클리블랜드는 대표팀에 '추신수를 외야수로 내보낸다면 다음 경기는 지명 타자, 그다음 경기는 외야수 등 매 경기 다른 포지션으로 기용했으면 좋겠다'고 추가 요구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제한이 많아 팀 운용에 머리가 터질 지경인 김인식 감독은 지나친 요구에도 불구, "클리블랜드 구단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수용의사를 밝혔으나 뒷맛은 씁쓸하기만 하다.
클리블랜드가 추신수를 과잉보호하는 까닭은 구단 소유 '재산'인데다 올해 붙박이 외야수로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지난해 왼쪽 팔꿈치를 수술했고 완벽한 회복까지는 2년이 소요된다고 판단, 전담 트레이너까지 붙였다.
우완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에 대한 보스턴 구단의 정성도 끔찍하다. 보스턴은 25일 일본대표팀과 호주대표팀 간 평가전에 선발 등판한 마쓰자카의 투구수에 제한을 걸었다.
실전도 아닌 연습 경기에서조차 각국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눈치를 보게 된 것이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26일 인터넷판에서 보스턴은 애초 일본대표팀에 마쓰자카의 평가전 투구수를 30개 정도만 제시했다고 전한 뒤 24일 보스턴과 일본대표팀 간 심야 회의에서 투구수 40개를 넘으면 대표팀이 마쓰자카에게 나흘간 휴식을 주도록 절충점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일본대표팀 코치진이 분통을 터뜨린 건 당연지사였다. 일본대표팀은 결국 마쓰자카의 투구수를 38개에서 끊어 사흘 후인 3월1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평가전에 또 내보낼 수 있도록 '편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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