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이천수, 개막전 출전 긍정적”

입력 2009.03.04 (13:02)

수정 2009.03.0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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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천수(28.전남 드래곤즈)를 당장 프로축구 2009시즌 K-리그 개막전부터 볼 수 있을까.
이천수를 끌어안은 박항서 전남 감독은 개막경기 출전 여부를 검토하고 있을 만큼 예상 외로 몸 상태가 좋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박 감독은 4일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9 K-리그 개막 기자회견 후 인터뷰에서 "이천수가 이제 훈련한 지 5일 정도 지났다. 어제 오후부터는 팀 훈련에 합류했다"면서 "공백이 길어 조기에 투입하면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피지컬트레이너 얘기도 들어봤는데 예상 외로 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내일 훈련하는 것을 좀 더 지켜보고 토요일 경기 투입 여부나 출전 시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남은 7일 오후 3시30분 홈 구장인 광양전용구장에서 FC서울과 K-리그 2009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2007년 8월 울산 현대를 떠나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 입단한 이천수는 현지 적응에 실패해 지난해 여름 수원 삼성으로 1년간 임대됐다. 하지만 부상, 코치진과 마찰 등으로 구설에 오르내리더니 결국 임대 기간도 못 채우고 임의탈퇴 공시됐다가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전남에 둥지를 틀었다.
박항서 감독은 "당연히 부담은 있다. 구단을 설득하는 것도 힘들었다"면서 이천수를 영입하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과정을 전했다.
박 감독은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염려했다. 이천수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을 테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많은 것을 잘 안다"면서 "감독으로서 모험일 수 있지만 이천수가 팀 전력에 분명히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천수를 어떻게 팀에 조화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묻자 "이천수도 하나의 인격체다. '이렇게 해라, 하지 마라'라고 누구에게 지시받을 나이는 아니다"라면서 "나의 역할은 방향이 틀어지면 올바로 잡아주는 것이다. 억지로 끌고 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천수에게 '너에 대한 주위의 부정적 시각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안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면서도 다시 그런 일을 하면 너도 바보고 나도 바보다'라고 얘기해줬다"고도 전했다.
박 감독은 이천수에 대한 기대가 무엇인지를 묻자 "그의 재능은 다 잘 알지 않느냐. 공격력이 살아나고 팀 전력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주길 바란다"면서 "나는 이천수의 은인이 아니다. 이천수는 내가 필요했고, 나도 이천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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