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부활’ 최태욱 “이대로 잊혀질 수 없다!”

입력 2009.04.04 (21:47)

수정 2009.04.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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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 가는 듯했던 최태욱(28.전북 현대)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최태욱은 4일 성남 일화와 2009 K-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넣으며 전북에 4-1 승리를 안겼다.
최태욱이 청소년대표나 올림픽대표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2000년 안양 LG에 입단한 이후 프로 무대에서는 처음이다.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것도 안양 시절이던 2003년 9월3일 부천 SK전 이후 5년7개월 만의 일이다.
최태욱은 또 올 시즌 첫 해트트릭의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천수, 박용호와 함께 '부평고 3인방'으로 이름을 날렸던 최태욱은 2002년 한·일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아 왔다.
하지만 2004년 고향 팀인 인천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기고 나서 1년 만에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이적했지만, 다시 한 시즌 뒤 포항 스틸러스로 돌아오는 등 이후 축구 인생은 매끄럽지 못했다.
포항에서는 두 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점점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지난해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전북에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수비와 공격 가담 모두 적극적으로 해 주길 요구하는 최강희 감독의 축구를 따라가지 못했다. 체력도 받쳐주질 않았다.
하지만 작년 후반기부터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우선 체력을 기르고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소화해 나가면서 경기 감각은 물론 자신감도 차곡차곡 쌓였다.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는 동계훈련도 열심히 했고, 휴가 때도 쉬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최태욱은 시즌 초반부터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최태욱은 이날 해트트릭을 포함해 올 시즌 다섯 경기(리그컵대회 1경기)에서 3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최태욱의 성적은 26경기 출전, 4골3도움이었다.
최태욱은 "많은 고비가 있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다시 올라설 수 있도록 감독님이 믿음을 보여주셨다. 쉽게 세 골이나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도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는 "우리 미드필더들의 능력이 아주 좋다. 공격 시 힘들더라도 치고 올라가 주면 좋은 찬스가 많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프로 무대에서 두 골은 있었는데 안일하게 생각해 해트트릭을 놓쳤다. 오늘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03년 12월 동갑내기 정혜령 씨와 결혼해 지금은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최태욱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늘 가장 가까이에서 기도해줘 힘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가족, 특히 아내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최태욱은 이날 골을 넣을 때마다 '하나님'을 뜻한다는 손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앞으로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수화로 보여주는 세리머니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다시 뽑히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도 출전하고 싶다. 대표팀에 있을 때는 감사함을 잘 몰랐다. 이제 다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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