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포백 수비’ 중대 갈림길

입력 2010.03.02 (11:36)

수정 2010.03.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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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11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상대 나이지리아를 겨냥한 모의고사, 월드컵 참가선수명단(23명) 발표 이전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 등 이 한 경기는 의미가 크다.



박주영(AS모나코)아 허벅지 근육을 다쳐 빠지긴 했지만, 국외파와 국내파를 망라한 정예 멤버로 대표팀이 꾸려져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의 목표 달성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월드컵 본선 개막 100일 전 치러지는 이번 코트디부아르와 친선경기의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포백수비 `중대 갈림길’



현재 대표팀의 가장 약한 연결고리는 수비 조직력이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인 수비 불안은 허정무호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0-3으로 완패할 때는 과연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수비 조직력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주로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는데, 수비 안정을 위해 중앙수비 숫자를 늘린 스리백 라인을 채택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허 감독은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를 치르려고 영국 런던에 들어와서 1일 밤 처음 실시한 훈련 때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들만 따로 모아 놓고 주문사항을 전달했다. 허 감독이 자리를 비우자 경험 많은 이영표(알 힐랄)가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허 감독은 이에 대해 "코트디부아르가 스피드와 개인기가 좋고, 배후 침투나 2선 침투가 날카롭다. 돌파력과 볼 키핑 능력도 뛰어나다.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적응하고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일단 이번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 수비 라인은 포백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트디부아르가 주로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최전방에 홀로 세운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새로운 수비 조합에 대한 실험 가능성을 묻자 "현재 자원들로 최대한 안정감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선수를 뽑아 실험할 시간도 없고, 뽑을 만한 수비 자원도 부족한 편이다. 분명히 문제가 있지만, 현재 대표팀 멤버들이 그래도 오랜 기간 함께 경기해 왔다. 이 선수들로 최대한 조직력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감독의 바람과 달리 이번 평가전에서 수비 진영이 어이없이 무너진다면 전술상의 변화 등 특별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급 조커 안정환의 허심 잡기



이번 평가전에 나설 대표 선수들의 이름이 발표될 때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안정환(다롄 스더)이다.



중국 프로 리그에서 뛰는 베테랑 공격수 안정환은 2008년 6월22일 북한과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이후 1년 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허정무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활약한 안정환의 몸 상태를 점검하려고 지난달 정해성 코치를 전지훈련지인 중국 쿤밍에 파견할 만큼 공을 들였다.



이는 대표팀의 해결사 부재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허 감독은 안정환에게 경기 흐름을 뒤바꿔 놓을 특급 조커로서 역할을 기대한다.



이번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도 안정환을 후반전에 투입할 생각이다.



"사실 태극마크에 미련이 없었다"던 안정환은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좋은 기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허 감독의 부름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68경기를 뛰어 17골을 넣은 안정환이 A매치에서 골 맛을 본 것은 2006년 8월16일 대만에서 치른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3-0 승)이 마지막이다.



◇아프리카 상대로 유효한 전술 찾기



허정무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승부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나이지리아전을 위해 어떤 해법을 찾아가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허 감독은 박주영이 빠진 상황에서 스트라이커를 어떤 조합으로 구성할 것인가도 고민하겠지만, 무엇보다 "아프리카 팀을 상대할 때 어떤 포메이션을 구성해야 우리에게 유리할 것인지를 고민해 볼 기회"라며 이번 평가전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허 감독은 일단 포백 라인을 바탕으로 한 4-4-2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선수 교체에 따라 4-3-3 등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근 AC밀란(이탈리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재미를 본 것처럼 주로 측면에서 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다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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