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골차 참패, 16강 예방주사로 승화”

입력 2010.06.18 (08:08)

수정 2010.06.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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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경험한 태극전사들이 좌절을 딛고 다시 힘을 내 한국 출전 사상 첫 16강 진출 염원을 이루는 자극제로 삼을 것인가.

한국이 17일(한국시간) 벌어졌던 아르헨티나와 맞대결에서 뼈아픈 1-4 패배를 당한 후 대표팀은 침울한 상태다.

허정무 감독은 라커룸으로 돌아온 선수들에게 "나쁜 기억을 떨쳐버리고 나이지리아와 경기를 대비하자"고 말했지만 선수들은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대화를 극도로 자제할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가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의 막강 화력을 보유한 강팀이지만 3점차 패배는 선수들로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적이었다.

지난 2007년 12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나서 지난 2월10일 중국과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 때 중국에 0-3으로 참패를 당한 것을 포함해 3점차 이상으로 진 건 이번이 고작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특히 태극전사들은 아르헨티나를 가상한 마지막 모의고사였던 세계 최강 스페인과 경기에서 0-1로 졌어도 팽팽한 접전을 펼쳐 자신감을 충전했고 그리스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 승리로 기분 좋게 출발했던 터라 아르헨티나에 진 상실감은 크다.

이렇게 가라앉은 분위기는 16강의 운명을 결정할 나이지리아와 3차전(23일 오전 3시30분.더반 더반 스타디움)을 앞둔 선수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신바람을 타면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던 신세대 선수들을 위축시키는 악재인 셈이다.

특히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해 애를 태우던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박주영(25.AS모나코)은 설상가상으로 자책골로 선제골을 헌납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해 자책감이 크다.

다른 선수들보다 내성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박주영으로선 내상이 클 수밖에 없다.

박주영이 자책감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경기 패배가 오히려 나이지리아와 일전을 앞둔 선수들이 맞은 강력한 예방주사가 될 수도 있다.

패배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심기일전한다면 오히려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어서다.

허정무 감독은 "오늘의 패배가 오늘 패배가 나이지리아와 경기에 보약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베테랑 수비수 이영표(알 힐랄)도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 않았다. 어차피 그리스, 나이지리아에 승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우리가 강팀이고 16강 진출의 자격이 있는 팀이라면 오늘처럼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었을 때 정신적으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빨리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자고 다짐했다.

한국은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게 0-3으로 진 충격을 딛고 일본에 3-1 쾌승을 거뒀던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

태극전사들이 아르헨티나와 경기 패배의 악몽을 떨쳐버리고 더욱 분발해 나이지리아를 제물로 16강 진출 꿈을 이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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