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막장'의 석탄으로 태어나 추위에 떠는 이웃을 덥히는 불씨로 사라지기까지 연탄 한장에는 참 많은 이의 땀과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연탄의 일생. 이번엔 김종환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하 5백50미터 막장.
석탄을 캐는 광부들은 온몸이 땀과 탄가루로 범벅입니다.
고되고 힘든 일이지만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면 보람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계(광부) : "이 연료를 써주시는 그분들을 봤을 때, 그분들 봐서라도 저희들이 열심히 해서.."
흔히들 막장을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인생의 비유로 얘기합니다.
하지만 광부들은 이곳에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불씨를 캐고 있습니다.
시커먼 탄가루는 공장에서 연탄으로 만들어집니다.
갈수록 경영은 어려워도 연탄을 기다리는 이웃을 생각하면 공장 문 닫기도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송종대(연탄공장 직원) : "가정집에 달동네 같은 데로 많이 가고, 또 음식점에도 많이 가고."
<녹취> "더 밀고..."
눈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가파른 산동네 골목길.
손수레로, 등짐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을 나릅니다.
비싼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를 못 켰던 여든 살 넘은 할머니 얼굴에 작은 웃음이 번집니다.
<인터뷰> 유성남(81세) : "옷을 아무리 주워입어도 추워요. 바닥이 차가우니까 때야죠. 그래도 이 훈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은데요."
전국에서는 아직도 28만여 가구가 연탄을 때며 추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