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토종’ 리피, 세계 제패

입력 2006.07.10 (08:14)

‘아이스맨’ 마르첼로 리피(58).

2004년부터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이끌어온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출신으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단 한번도 해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1982년 이탈리아 프로축구 삼프도리아 유스팀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24년 간 오로지 이탈리아 축구계에서만 활동했다.
리피는 이탈리아 프로무대에서 현역으로 뛰었지만 국제 무대에는 이탈리아 B대표팀 선수로 두 차례 출전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남긴 게 없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달랐다. 시에나, 체세나, 피스토이에세 등 이류 구단을 돌아다닌 그는 1993년 나폴리 사령탑이 되면서 화려한 날개를 폈다.
디에고 마라도나와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제패하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리피는 여러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1994년 이탈리아 3대 명문으로 꼽히는 유벤투스 사령탑이 된 뒤 부임 첫 시즌에 세리에A 우승을 끌어내며 '명장으로서 기틀'을 잡기 시작했다.
2004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유벤투스와 함께 했지만 메이저 이벤트와 많은 인연을 맺진 못했다. 유럽 클럽 축구 최고의 영예인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네 차례 나갔지만 우승은 1996년 시즌 단 한번 밖에 하지 못했다.
그가 1999-2000년 시즌 인터밀란을 잠시 맡았을 때는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과는 전혀 다른 성격도 드러냈다.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자 "라커룸에서 게으른 천재들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리겠다"며 버럭버럭 화를 낸 일화도 있다.
영화배우 폴 뉴먼을 닮은 리피는 타고난 전략가라기 보다는 선수들을 인성으로 이끌어 동기를 부여하는 유형의 지도자에 속한다.
'아이스맨'이라는 별칭은 웬만해서는 잘 변하지 않는 표정 때문이다.
리피는 세리에A 감독 가운데 적임자를 뽑는 이탈리아의 독특한 대표팀 사령탑 선임 방식에 의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다혈질 감독으로 유명했던 조바니 트라파토니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아 아주리군단의 선장이 됐다.
그리고 2004년 10월 슬로베니아전 패배 이후 이날 결승까지 25경기 무패 행진(15승10무)을 이끌며 대망의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리피는 독일월드컵 이후 생애 처음으로 외국으로 떠날 것이라는 루머에 휩싸여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 휘하로 들어가 수석코치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맨유의 파워 엔진 박지성의 스승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리피는 아직까지는 맨유 이적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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