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볼’ 주인공, 3회 연속 준우승팀 몫

입력 2006.07.10 (19:27)

2006 월드컵축구에서도 가장 빼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아디다스 골든볼'은 준우승팀 선수에게 돌아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 대표팀 주장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이 골든볼 기자단 투표에서 2천12포인트를 얻어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10일(이하 한국시간) 발표했다.
2위인 실버볼은 1천977포인트를 획득한 우승팀 이탈리아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에게 돌아갔고 같은 팀 미드필더인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가 715포인트로 3위 브론즈볼을 차지했다.
이로써 역대 월드컵에서 골든볼 수상자는 3회 연속 준우승팀 선수가 수상하게 됐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준우승팀 독일의 수문장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이 이 상을 수상했고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2위 팀인 브라질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가 골든볼을 탔다.
축구 뿐만 아니라 대형 스포츠 대회에서 최우수선수는 우승팀 선수 중에서 선발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유독 월드컵에서 만큼은 이 같은 관례가 연거푸 깨져왔다.
골든볼은 1982년 스페인 대회에서 처음 제정돼 이번 대회까지 모두 7명의 수상자를 배출해냈는데 이 가운데 우승팀 선수가 수상자로 결정된 경우는 초대 수상자인 파올로 로시와 1986년 멕시코 대회 우승팀인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1994년 미국 대회 우승팀인 브라질의 호마리우 등 3명 뿐이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때는 4위 팀인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스킬라치가 최다득점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슈와 골든볼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처럼 골든볼이 우승팀 선수를 비켜가는 이유는 뭘까.
일단 골든볼은 월드컵 기자단의 투표에 의해 선정되기 때문에 선수 개개인의 대회 성적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준우승팀에 대한 동정심 등 인간적인 측면이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이 더욱 많이 고려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수상자 지단의 경우 이날 오전 열린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불명예스런 퇴장으로 팀 패배를 불러오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하곤 대회 내내 `은퇴를 앞둔 노장의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 골든볼 수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골든볼 후보 가운데 이탈리아의 `거미손'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은 야신상을 이미 수상했고, 칸나바로가 공격수에 비해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하는 수비수인 것도 지단이 골든볼을 수상하게 된 한가지 요인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이날 결승전에서 `골 넣고 퇴장당해 팀 패배의 원인이 된' 가린샤 클럽에 가입하는 불명예를 뒤집어쓴 지단은 골든볼 수상으로 자신의 은퇴 무대를 나름대로 화려하게 장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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