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격의 눈물’ 伊로마 열광

입력 2006.07.10 (08:25)

월드컵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로마 거리에는 1만여 명의 축구팬들이 쏟아져 나와 세계 축구 제패를 자축했다.
거리에 모여든 이탈리아 팬들은 국기를 흔들며 감격의 눈물을 마음껏 흩뿌렸다.
이탈리아의 승리가 확정되자 베네치아 광장에는 많은 팬들이 펄쩍펄쩍 뛰며 환호했고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속한 중도좌파연합의 본부 길 건너편의 한 바에서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소음이 터져나왔다.
이 바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카를로 딜리지오(47)는 "경기 내내 긴장하고 보느라 힘들었지만 결국 우리는 이겼다. 정말 대단한 경기였다"라고 말하며 "(이탈리아가 마지막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한) 1982년에 이탈리아 국기를 샀었다. 그걸 서랍에서 꺼내 아들에게 '국기 위에 2006년이라고 적어라'고 말하며 희망을 얘기했었는데 그대로 이뤄졌다"고 감격해했다.
고대 로마의 원형 대경기장에 모여서 대형 스크린으로 결승전을 관전한 15만여 명의 인파 역시 경기가 끝나자 축제의 물결을 이루기 시작했다.
29세의 키아라는 "믿을 수 없다. 정말 멋진 드라마 같다"고 기뻐했고 지오바니(23)는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이다. 우리는 세계 챔피언이다"라고 소리질렀다.
프란체스코 피뇰로(30)는 "만일 지단이 한 골만 더 넣었더라면 나는 맹세코 강물로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트레비 분수 주위에도 남녀노소, 외국 관광객들이 한데 엉켜 이탈리아 국기를 힘차게 흔들며 우승을 자축했다.
프랑스의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의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반칙을 한 뒤 주심이 지단에게 다가서 카드를 꺼낼 태세를 하자 시내 이곳저곳에서 한데 모여 경기를 관람하던 이탈리아 팬들은 일제히 '레드, 레드'를 연호하며 지단의 퇴장을 반겼다.
AFP통신은 지단의 퇴장은 마치 오페라의 클라이맥스와 같았다면서 '1개월 간 열린 경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했던 지단이 마지막 순간에 퇴장당한 것은 비극'이었다고 소개했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프로디 총리도 자국의 월드컵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현지에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결승전을 관전한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경기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에게 결승에 진출한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잠시 뒤 이탈리아 TV와 인터뷰에서 "곧 둘 중 하나가 더 격조 높은 자리에 앉게 될 것"이라고 우승에 확신을 보이기도 했다.
프로디 총리 역시 "아주 의미 있는 우승을 차지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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