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바로 ‘화려한 수비란 이런 것’

입력 2006.07.1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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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2006 독일월드컵축구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로 ‘빗장수비(카테나치오)’ 를 꼽는 걸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랜 기간 이탈리아 축구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카테나치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그 중심에는 파비오 칸나바로(32.유벤투스)가 있었다.
이탈리아 대표팀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 칸나바로는 10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상대 공격수 티에리 앙리 등 프랑스 공격수를 꽁꽁 묶는 효과적인 수비로 팀의 역대 네번째 우승에 기여했다.
이날 칸나바로의 플레이는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가 `견고하게 막아냈다'며 팀내 최고인 평점 9점을 매길 정도로 탁월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칸나바로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수비를 펼쳤다. 물론 축구는 빼어난 선수 한 명만 하는 경기는 아니지만 칸나바로는 정말 대단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176㎝로 수비수로서는 단신이지만 빼어난 공격 루트 예측과 넘치는 스피드와 체력으로 단점을 극복하는 칸나바로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며 자책골 하나와 페널티킥 한 개만을 내주는 철벽 수비를 펼쳐냈다.
이로써 칸나바로는 팀 동료인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과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물론 역경도 많았다. 소속 팀 유벤투스가 `승부조작' 사건에 깊이 연루된 데다 대표팀 선배이자 유벤투스 매니저인 지안루카 페소토(35)가 건물에서 추락, 자살을 시도한 것처럼 보이는 사건도 있어 마음도 혼란스러웠다.
또 자신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던 알레산드로 네스타가 조별리그 최종전 체코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더 이상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마르코 마테라치, 안드레아 바르찰리 등과 함께 새로운 수비진을 구축해야 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칸나바로는 포백 수비전술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을 훌륭히 이끌었으며 빈틈을 거의 보이지 않고 카테나치오의 명성을 지켜나갔다.
이날 경기로 이탈리아 대표 선수로는 파올로 말디니(126경기)와 디노 조프(112경기)에 이어 A매치 100경기를 기록한 칸나바로는 다름 아닌 1990년 자국 월드컵 볼보이 출신.
당시 16살이었던 칸나바로는 당시 나폴리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조국 이탈리아가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에서 지는 것을 지켜보며 대표팀 발탁 및 월드컵 우승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날 주장으로서 우승컵을 제일 먼저 힘껏 들어올린 칸나바로는 "당시 이탈리아에서 독일이 우승했는데 결국 독일에서 열린 대회에서 이탈리아가 우승했다"며 "대회가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테지만 결국 우리는 우승을 이뤘고 기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1992년 세리에A 나폴리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한 칸나바로는 파르마(1995-2002년)와 인터밀란(2002-2004년)을 거쳐 2004년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기면서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대표팀에는 1997년 처음 발탁돼 월드컵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출전했으며 유럽선수권도 2000년과 2004년 두 번이나 뛰었다. 대표팀 내에서는 노장 축에 드는 셈.
하지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 지난 2년간 몸 상태가 최고였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칸나바로는 다른 노장들처럼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 같지는 않다. 이 덕분에 칸나바로가 지휘하는 카테나치오는 2008년 유럽선수권에서도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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