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설욕에 나선 두산 베어스가 올시즌 최고투수 김광현(20.SK)을 무너뜨리고 한국시리즈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두산은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0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선발투수 맷 랜들과 불펜 이재우의 빼어난 계투속에 대타 최준석의 역전 2타점 2루타와 홍성흔의 쐐기 솔로포를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 역전패를 설욕하며 2001년 이후 7년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 해까지 25차례 열린 한국시리즈는 1차전 승리팀이 20차례나 우승해 우승확률 80%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SK를 상대로 1,2차전을 모두 이기고도 3차전부터 내리 4연패를 당해 정상 일보 직전에서 눈물을 삼켰었다.
올시즌 다승(16승4패)과 탈삼진(150개) 1위를 차지한 김광현과 9승9패에 그친 랜들의 선발 대결은 마운드의 무게중심이 확연히 SK 쪽으로 기우는 듯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실전감각이 떨어진 김광현은 5⅔이닝동안 삼진이 4개에 그친 반면 볼넷 6개와 5안타로 3실점(2자책)한 뒤 강판돼 패전 투수가 됐으나 부친상에도 마지막 결전장에 등판한 랜들은 5⅓이닝을 3안타와 3볼넷으로 1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광현은 초반부터 불안했다.
1회초 첫 타자 이종욱을 상대하면서 컨트롤이 잡히지 않은 듯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재원마저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1,2루를 자초했다.
초반 실점 위기에서 김광현은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은 뒤 김동주와 홍성흔을 범타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막았다.
2회초에도 무사 1루의 위기를 벗어난 SK는 2회말 김재현이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려 먼저 1-0으로 앞섰다.
그러나 반격에 나선 두산은 5회초 채상병이 3루수 강습안타로 나간 뒤 보내기번트와 포수 패스트볼로 3루까지 진루했고 이종욱의 중전 적시타때 홈을 밟아 1-1을 만들었다.
6회에는 김동주와 2루타와 고영민의 볼넷으로 2사 1,3루의 찬스를 잡은 뒤 대타 최준석이 좌선상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3-1로 역전시키며 김광현을 강판시켰다.
두산은 7회에도 김현수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 4-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21일만에 경기를 치른 탓에 타격감이 떨어져 산발 6안타에 그친 SK는 정근우가 좌선상 2루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두산은 9회초 홍성흔이 좌월 솔로아치를 그려 쐐기를 박았다.
두산이 3-1로 앞선 6회말 1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한 이재우는 3⅔이닝동안 삼진 4개를 뽑으며 3안타 1실점으로 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4회 번트 안타와 9회 쐐기홈런을 터뜨린 홍성흔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안타를 65개로 늘리며 통산 94루타로 최다루타 신기록도 세웠다.
반면 김성근 감독이 철석같이 믿었던 김광현은 볼넷 6개를 남발해 프로 데뷔이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볼넷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27일 오후 6시 문학구장에서 열리며 SK는 채병용, 두산은 김선우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