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들어 팀 컬러가 변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에서는 웬만한 기회에서는 댈 생각조차 안했던 희생번트를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부터 마치 오랫동안 참아왔다는 듯 활발하게 시도한 것.
실제 PO 6차전 동안 두산이 시도한 희생번트는 겨우 3차례에 불과했다.
연장 14회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에서도 번트가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재미도 좋지만 승부처에서 야구의 정석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궁금증까지도 나왔었다.
그러나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김 감독은 무려 3번이나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모두 성공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3번의 희생번트 중 2번이 득점으로 연결됐다는 것.
0-1로 뒤지던 5회초 채상병이 3루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오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하자 김 감독은 전상렬에게 이날 경기 처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고 채상병은 번트 타구 때 2루까지 진루한 뒤 상대 포수 실책과 이종욱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3-1로 경기를 뒤집은 후 맞이한 7회초에는 안타로 출루한 이종욱이 오재원의 보내기 번트로 2루까지 간 후에 김현수의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4-1로 도망갔다.
모두 경기 흐름을 좌우한 중요한 시기에 나온 보내기 번트의 성공이어서 김 감독이 SK전을 맞아서는 삼성과 플레이오프 당시 전술에서 변화를 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PO에서 상대의 혼을 빼놓았던 `발야구'는 극도로 자제했다.
도루는 2회초 고영민이 이대수의 타석 때 시도한 것이 유일했고 그나마 아웃되자 이후로는 시도조 차 하지 않았다.
삼성전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한 베이스를 더 가겠다는 `전투적인' 베이스러닝을 했던 주자들은 이날은 SK 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얌전한 주루플레이를 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8개구단 포수 중 도루 저지율이 최고 수준인 SK 박경완 포수를 의식했으리란 분석도 나왔다.
앞서 김 감독은 PO 6차전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이제 무조건 도루를 강조할 것은 아니다"라며 주루 플레이의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이 남은 경기에서도 또다시 허를 찌르는 전술을 구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