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이재우, 첫 태극마크의 감격

입력 2009.02.17 (10:51)

수정 2009.02.17 (15:33)

김병현(전 피츠버그)의 여권 분실 사건으로 17일 야구대표팀 투수 엔트리가 13명으로 확정되면서 남몰래 마음고생을 털어낸 이들이 있다.
정현욱(31)과 이재우(29). 각각 삼성과 두산에서 불펜의 핵 노릇을 하는 우완 투수다.
정현욱은 동대문상고(현 청원고) 3학년 때이던 1995년 이후 1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성인 국가대표는 물론 프로와 아마추어를 망라한 '드림팀'의 일원이 된 것도 첫 경험이다.
여러차례 '후보'로만 이름을 올렸던 이재우는 야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됐다. 지난 연말 2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을 때 꼭 대표선수가 되기를 학수고대했고 '김병현 사태'로 생존경쟁을 할 필요도 없이 김인식호에 무혈입성했다.
정현욱은 "스스로 뿌듯하다"고 말했고 이재우는 "또 다른 야구 인생이 시작된 느낌"이라고 담담히 답했다.
둘은 투구 수 제한으로 연투 능력이 가장 필요한 WBC에서 중용될 선수들이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과 낙차 큰 포크볼을 잘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지난해 선발투수진이 붕괴한 삼성에서 이틀이 멀다 하고 자주 등판했다고 해 '정노예'라는 별명이 붙은 정현욱은 "막상 게임을 해야 대표가 됐다는 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하면서 "연투 능력을 대표팀 코치진에서 높이 산 것 같다. 후회 없이 열심히 던져보겠다"고 다짐했다.
태극마크가 선명히 박힌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마음이 두근거렸다는 이재우는 "세계적인 타자들을 상대로 내 직구가 얼마나 통할지 한번 테스트하고 싶다. 특히 포크볼의 일종인 싱커를 잘 던지는데 이건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특별히 어떤 타자와 맞붙기를 원한다기보다 우리보다 수준이 높은 미국과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덧붙였다.
둘은 소속팀과 달리 자유로운 대표팀 분위기가 아직 낯설다고 입을 모았으나 국가대표가 됐다는 자부심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는 표정이다.
이들은 전지훈련이 열리는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20년 가까이 야구인생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맘껏 펼쳐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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