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도전’ 36년 만에 이룬 꿈

입력 2009.08.17 (11:20)

"10년 이내에 메이저 우승이 실현될 것입니다"
지난 200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첫 발을 내디딘 최경주(39.나이키골프)가 이렇게 말했을 때 골프를 안다는 사람들은 모두 반신반의했다.
당시 박지원 문화체육부 장관은 "최경주가 PGA 투어 대회에서 10위 이내만 들어도 10억원의 골프 육성 지원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오랜 미국 생활을 통해 PGA 투어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고 있었던 박 전 장관은 우승은 커녕 '톱10'조차 대단한 성과라고 본 것이었다.
그런 한국 골프가 PGA 투어에 본격 진출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메이저 챔피언 배출'이라는 최경주의 예언을 실현했다.
한국 골프 선수의 메이저대회 도전은 3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2년 일본오픈에서 우승했던 한장상(69)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이 1973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했다.
또 김승학 전 KPGA 회장이 특별 초청 자격으로 메이저대회에 나갔고 김성윤이 1999년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준우승자 자격으로 마스터스에 초청된 적이 있다.
그렇지만 한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도전은 '탱크' 최경주와 함께 본격화됐다.
최경주는 1999년 4대 메이저 골프 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 예선을 거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끊임없이 메이저대회 정상에 도전했다.
199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49위를 차지했던 최경주는 2004년 마스터스에서는 3위에 오르면서 메이저리그 정상 문턱까지 도달했으나 마지막 남은 벽을 넘지 못했다.
200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른 것이 최경주가 최근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야생마'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2005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 참가했지만 컷 탈락했고 그해 PGA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7위를 기록했다.
이후 메이저대회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양용은은 17일 막을 내린 PGA 챔피언십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대회 도전사에 커다란 족적을 찍었다.
이밖에 위창수(37.테일러메이드), 나상욱(26.타이틀리스트), 앤서니 김(24.나이키골프) 등 코리언 브라더스들도 끊임없이 메이저 대회 정상을 노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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