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투명한 해명만이 방법

입력 2010.04.05 (07:01)

수정 2010.04.05 (07:11)

[김진수 해설위원]



침몰된 천안호 사고 수습이 인명 구조에서 함체 인양으로 전환됐습니다.



함체 인양은 두 동강난 함수와 함미 부분에 쇠사슬을 고정한 뒤 크레인으로 끌어올려 바지선에 싣는 방식이 될 듯합니다.



쇠사슬을 고정하는 작업만도 잠수부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함체 인양에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82명의 민관합동조사단이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함체가 인양되면 보다 확실한 침몰 원인 규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침몰 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 기간 동안에 각종 의혹과 추측이 또 다시 난무할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과 추측들이 기본적으로 군의 불충분한 설명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부분도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군이 아직도 설명해야 할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침몰된 천안호가 왜 그 시각 그 곳에 갔느냐는 것 입니다.



사고 해역은 백령도 주민들의 까나리 어장으로, 전임 초계함장들도 사고 장소가 통상적인 항해 구역이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런 곳에서 사고까지 발생했으니 의혹은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사고 시각입니다.



서너 번의 수정 끝에 밤 9시 22분으로 정정이 됐지만 이 시각도 가족들과의 외부 통화가 끊어진 9시 16분과는 6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신일지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교신일지 공개가 보안상 어렵다면 어떻게라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합니다.



속초함의 새떼를 향한 발포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습니다.



천안함이 침몰한 이후의 비상 상황이긴 하지만 교전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해역에서 그것도 북쪽을 향해 76미리 주포를 5분간 130발이나 발사한 뒤 나중에 알고 보니 새떼였다는 설명은 부족하게만 느껴집니다.



이번 구조작업 중단 요청은 실종자 가족들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인명 구조 대신 함체 인양 쪽으로 뜻을 모은 것입니다.



고 한주호 준위의 사망에 이어 수색에 동원됐던 어선 금양 98호가 침몰 사고를 당하자 더 이상의 희생이 있으면 안된다는 데 뜻을 함께 한 것입니다.



실낱같은 한 가닥 희망마저 놓아버린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군도 우선 인양 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각종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는 이 상황을 멈추기 위해서 해야 한다면 역시 그것이 어려운 결정이라도 해야만 합니다.



그것만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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