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깜짝 승리’ vs 영국 ‘명가재건’

입력 2010.06.11 (11:54)

`만년 우승후보 잉글랜드가 축구 종가의 저력을 발휘하느냐, 아니면 북중미의 강자 미국의 반란이 재현되느냐'.

한국 시간으로 오는 13일에 루스텐버그 로열 바포겡에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C조 첫경기 잉글랜드-미국전은 조별리그 초반 축구 팬들의 시선을 붙들어맬 `빅 매치'로 꼽힌다.

두 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것은 지난 1950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60년만이다.

당시 조별리그에서 미국은 당대 최강 잉글랜드를 1-0으로 제압하는 깜짝쇼를 펼쳤다.

미국이 잉글랜드를 이긴 사건은 아직도 '월드컵 이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60년만에 만난 잉글랜드와 미국은 서로 상대를 `첫 승리의 제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 잉글랜드, 알제리와 슬로베니아가 16강 티켓을 다투는 C조는 4개팀 모두 전력 차이가 크지 않아 첫 경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FIFA 랭킹 8위인 잉글랜드의 전력이 객관적으로는 미국보다 앞선다.

전문가들도 잉글랜드를 브라질, 스페인 등과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았고 잉글랜드 역시 조별리그 1위를 자신하고 있다.

전력도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유로2008 예선 탈락으로 한때 `종이 사자'로 불렸던 잉글랜드는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철저한 `체질 개선'을 통해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9승1패(34골6실)로 가볍게 조 1위를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예선 출전국 중 최다골(경기당 평균 3.4골)을 쓸어넣은 막강한 화력과 경기당 실점을 0.6점으로 막은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자랑했다.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예선에서 9골을 터뜨린 `악동'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와 저메인 데포(토트넘)가 전방에 나서고,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첼시)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다만 대표팀 주장이던 `수비의 핵' 리오 퍼디낸드가 부상으로 막판에 대표팀에서 하차했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살림꾼' 개러스 배리(맨체스터 시티)의 미국과 경기 출장이 불투명한 점, 최근 평가전에서 욕설로 구설수에 오른 루니의 `성질' 등이 불안하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비록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전력이나 전적 등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미국 내에서는 야구와 농구, 풋볼 등에 축구가 밀리는 상황이지만 국제 무대에 오르면 멕시코와 함께 북중미 축구의 `쌍두마차'로 꼽히는 강팀이다.

지금까지 통산 9차례, 이번 남아공 월드컵까지 6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단골 손님'인 미국은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이번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도 1위(6승2무2패)에 올랐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는 A매치 35경기 무패행진 중이던 `무적함대' 스페인을 2-0으로 격침시키며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을 보고 자라난 `월드컵 세대'의 활약으로 선수층도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는 평가다.

조지 알티도르(헐시티)와 클린트 뎀프시(풀럼), 수비형 미드필더 마이클 브래들리(보루시아 엠게) 등 빅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하며 이번시즌 애버턴으로 단기임대된 대표팀 간판 랜던 도너번(LA갤럭시)의 공격력도 위협적이다.

밥 브래들리(52) 감독의 지휘 아래 무르익은 미국팀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도 볼거리다.

2006 독일 월드컵까지 8년간 대표팀을 이끈 브루스 어리나(56) 전 감독의 뒤를 이은 브래들리 감독은 신예와 노장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전력을 끌어올려 2007 골드컵 우승, 2009 골드컵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북중미 예선 1위 등 성과로 지도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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