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월드컵 열기에 전기 공급 ‘비상’

입력 2010.06.11 (14:38)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이 가까워져 오면서 각국의 전기 공급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11일(한국시간) AFP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전력청은 이번 월드컵에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 있다고 판단,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TV로 월드컵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경기가 중단되는 시간에 일제히 차나 맥주를 마시고자 커피포트를 켜고 냉장고를 열면 전력 수요가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전력청은 영국과 미국의 첫 대결이 벌어지는 13일 경기에서 전력 수요가 하프타임에 1천200 메가와트, 경기종료 후 1천100 메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팀이 대회 막판까지 선전한다면 한 번에 주전자 120만 개를 끓일 수 있는 3천 메가와트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력청의 예상이다.

영국 전력청은 "어느 순간 수요가 가장 많을지를 예측하고, 제어 센터에서 초 단위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긴장하고 있다.

영국 못지않게 축구를 사랑하는 네팔 팬들은 전력 조절이 원활하지 않을 전망이라 월드컵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수력 발전에 의존하는 네팔은 매년 6월 중순 몬순이 시작하기 전까지 물이 부족해 하루 18시간씩 전기가 끊어진 채 생활해야 한다.

네팔 축구팬들은 "빅매치가 열리는 시간에라도 전기를 공급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불가능하다는 태도다.

수도 카트만두에 사는 일부 부유층은 서로 돈을 모아 발전기를 사들여 월드컵 시청 준비를 끝냈지만, 서민들에게는 꿈도 못 꿀 일이다 보니 '월드컵 빈부격차'도 생겨나는 실정이다.

반대로 남미 베네수엘라에서는 정부가 월드컵을 앞두고 전기절약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 팬들이 마음껏 축구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새로 들여온 화력발전소가 원활히 돌아가고 비도 충분히 오면서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지만,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민이 월드컵을 마음 놓고 즐기도록 하려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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