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알제리, 16강 동상이몽

입력 2010.06.11 (14:37)

13일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C조 1차전에서는 슬로베니아(FIFA랭킹 25위)와 알제리(FIFA랭킹 30위)가 16강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C조에서는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FIFA랭킹 8위)와 월드컵 본선 9회 진출국 미국(FIFA랭킹 14위)의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를 꺾고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슬로베니아와 이번 대회 유일한 아랍 국가인 알제리(FIFA랭킹 30위)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해체되면서 내전을 거쳐 분리독립한 슬로베니아는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축구 신생국이다.

인구가 200만 명으로 대구(250만 명)보다 적은 소국이지만 축구에서만큼은 한국(FIFA랭킹 47위)을 앞지르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슬로베니아는 당시 스페인, 파라과이, 남아공에 3전 전패를 당하면서 지구촌 최대 축구잔치에 초대됐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는 러시아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으로 눌렀고 원정 다득점 규정에 따라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스타 플레이어 없이 탄탄한 조직력을 무기로 삼아 이끌어낸 승리라 본선에서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마트야츠 케크 슬로베니아 대표팀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우리는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본선에 진출했다"며 "또 한 번 역사적인 업적을 만들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슬로베니아에는 걸출한 스타 선수가 없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포함해 유럽 예선 12경기에서 단 6점만 내준 그물 같은 수비진과 로베르트 코렌이 이끄는 미드필더진 등 조직력을 무기로 남아공 가는 길을 열었다.

케크 감독도 "남아공에서 우리는 모든 선수가 팀을 위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스타팀'이 될 것"이라면서 조직력을 앞세워 또 한 번 일을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럽예선에서 5골을 몰아친 192㎝ 장신 공격수 밀리보예 노바코비치(쾰른)와 러시아와 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히딩크 마법'을 잠재운 즐라트코 데디치(VfL보쿰)가 가장 주목할 만하다.

'사막의 여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알제리 대표팀도 잉글랜드와 미국보다는 객관적인 실력에서 떨어지는 슬로베니아를 잡고 16강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알제리의 이번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길은 순탄치 않았다.

아프리카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이집트에게 0-2로 지면서 양팀은 승점 13점으로 동점을 기록한 데 이어 골 득실까지 같아져 수단에서 재대결을 펼쳤다.

알제리는 안타르 야히아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면서 본선에 올랐으나 이 경기를 두고 알제리와 이집트 팬 사이에 폭력사태가 벌어져 양국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알제리는 이전 두 번 월드컵에서 모두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는 서독을 2-1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주요 선수로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는 간판 미더필더 카림 지아니와 주장 안타르 야히아가 꼽힌다.

지아니는 2009-201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박지성이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조에 속해 맨유와 경기에 뛴 적도 있다.

라바흐 사단 알제리 대표팀 감독은 "부상 선수도 있고 해서 알제리가 C조에서 가장 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슬로베니아와 첫 경기가 이번 대회의 성적을 좌우하는 만큼 어떻게 해서라고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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