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파문과 연루된 상무신협의 올 시즌 잔여경기를 부전패 처리키로 하면서 프로배구 남자부 막판 순위 싸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전날 올 시즌 잔여경기 불참을 통보한 상무신협의 남아 있는 5, 6라운드 경기를 부전패 처리하기로 했다.
경기 결과는 규정에 따라 상무신협의 세트스코어 0-3 패배, 매 세트 점수는 0-25가 된다.
이로써 상무신협과 대결하는 팀은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승점 3을 챙기게 됐다. 이미 치른 경기 결과는 그대로 인정된다.
상무신협의 올 시즌 남은 경기는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던 LIG손해보험과의 경기를 포함해 10경기다.
상무신협이 시즌 잔여경기에 불참한다 해도 일단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상무신협은 올 시즌 3승23패로 남자부 7개 팀 중 최하위였던 터라 리그에서 빠져도 당장 순위 변동은 없다.
객관적 전력에서도 상무신협은 최하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미 포스트시즌에 참가할 4강의 윤곽도 드러났다.
11일 현재 4위 KEPCO와 5위 드림식스 간의 승점은 무려 19점 차나 돼 드림식스가 4강에 끼어들기는 버거운 상황이다.
상무신협의 '시즌 아웃'보다는 오히려 승부조작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대되느냐가 막판 순위 싸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4강 팀 간 순위 싸움에서는 덕을 보는 팀이 생길 수 있다.
정규리그 1위는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2위는 플레이오프(3전2승제)에 직행하기 때문에 끝까지 순위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4강 중에서는 1위 삼성화재(승점 60), 2위 대한항공(승점 53)이 상무신협과 두 차례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었다.
3위 현대캐피탈(승점 51)과 4위 KEPCO는 상무신협과 한 차례씩 격돌이 남은 상황이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 KEPCO보다 한 경기씩 덜 치르고도 승점 3을 쌓게 됐다.
게다가 지금은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 가는 시점이다.
올 시즌 유난히 풀세트까지 가는 혈투를 많이 치른 대한항공의 경우 체력안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