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맘 굴욕’vs‘삿포르 참사’ 설욕의 한판

입력 2012.08.10 (00:06)

수정 2012.08.10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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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의 축구 국가대항전은 ‘아시아 맹주’를 가리는 자존심 대결에 예민한 민족 감정까지 얽혀 있다.



그런 까닭에 승리가 ‘대첩’으로 패배가 ‘참사’로 표현되기도 하고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선수도 경기 전후에 심리가 적지 않게 요동친다.



11일 새벽(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을 앞두고도 두 나라에서 트라우마를 앓거나 설욕 의지를 지닌 선수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간판 스트라이커 나가이 겐스케(나고야 그램퍼스)와 주전 수문장 곤다 슈이치(FC도쿄)는 ‘담맘 굴욕’을 트라우마로 안고 있다.



이들 선수가 포함된 일본은 2008년 11월 8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 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한국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한국 라인업에는 김보경(카디프시티), 오재석(강원), 윤석영(전남),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 현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라인업의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또래 맞수들이 고스란히 성장해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놓고 다시 격돌하게 되는 것이다.



나가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4년 전의 굴욕을 털어낼 기회가 왔다"며 "신의 시험인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한국에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한국 선수 대다수는 이번에 일본을 반드시 꺾어 ‘삿포로 참사’의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우겠다는 태세다.



한국은 작년 8월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0-3으로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현재 출전을 기다리는 골잡이 박주영(아스널), 골키퍼 정성룡(수원),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셀틱), 김보경, 남태희(레퀴야), 수비수 김영권 등 무려 7명이 당시 라인업에 있었다.



선수단 전체의 선전이나 설욕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구자철은 "한일전의 중요성은 선수들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안다"며 "정신무장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권은 "일본과의 경기는 진짜 싸움"이라며 "우리가 정신력이 일본보다 우위라서 강하게 밀어붙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성용은 "일본은 언제나 쉽지 않은 상대이지만 선수들이 120%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고, 김보경은 "한일전은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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