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시간]⑤ “정경심 풀려나면 증인 진술 오염” VS “검찰, 법정모독…통상적으로 해야”

입력 2020.03.12 (18:22) 수정 2020.04.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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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재판...새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12일을 마지막으로 한 달 동안 열리지 않았습니다.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휴정 기간이 길어진 건데요. 어제(11일) 새 재판부가 5회 공판을 열었습니다. 새 재판부는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를 비롯해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등 전원이 부장판사인 대등재판부로 구성됐습니다.

이전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며 검찰이 법정에서 크게 반발하면서 갈등을 겪었던 만큼, 새 재판부가 공판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가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그런만큼 어제 공판에서는 새 재판부에 어필(?)하기 위한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도 계속됐습니다.

"주요 관계자 진술 오염되기 전에"...입시비리부터 하자는 검찰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기한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입시비리 혐의부터 심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정 교수의 구속기한은 오는 5월 만료됩니다. 입시비리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매우 중요한 혐의입니다. 딸 조민 씨가 인턴을 했다는 기관의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에서 "조민을 본 적 없다"거나, "인턴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 맞다"는 진술 등을 했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가 풀려나서 주요 증인들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시도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증인을 불러 "오염되지 않은 진술"을 들어야 한다는 게 검찰 주장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정 교수가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에게 거의 예외없이 접촉해 회유와 압박을 한 전력이 있다는 겁니다. 이어진 정 교수의 보석심문에서도 이같은 이유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검찰은 이미 재판부에 증인 16명에 대한 심문 계획을 냈다며, 조금의 시간 낭비도 없게끔 고민해서 계획을 짰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심리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씨의 재판을 참고해 일정을 짜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씨의 재판에서 주요 증인신문이 이미 많이 진행된 만큼, 조 씨 재판의 증인신문조서를 정 교수 사건에 가져올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검찰, 법정모독했다"... 녹취록 제출한 변호인

한편 변호인은 사모펀드부터 심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전임 재판부가 사모펀드 의혹부터 서증조사를 진행했는데, 검찰이 왜 이제 와서 입시비리부터 하자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이 사건이 통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어제 재판에선 검찰을 비난하기 위해 변호인이 재판부에 이례적으로 이전 재판 녹취록까지 제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전임 재판부와 검찰이 언쟁을 벌인 행위를 두고 '법정 모독'이라고 단언하며 이처럼 말했습니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와 상관없이, 재판부의 결정이나 재판부의 진행상황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들, 그런 것은 자제를 좀 해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그 당시에 준비기일에 있었던 일을 녹취록을 떠서 제출했는데 그 당시 일어난 일, 변호인들이 보기에는 광범위한 법정모독입니다. 이 부분은 기록에 남겨야 겠다 싶어 참고자료로 녹취록을 제출을 하게 됐습니다."

입시비리 증인신문 18일부터 시작

재판부는 양 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사모펀드와 입시비리 심리를 같이 진행하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일단 오는 18일에 정병화 KIST 센터장을 첫 증인으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조민 씨가 KIST에서 인턴을 실제로 했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5일에는 동양대 조교 2명이, 그리고 30일에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최 전 총장은 정 교수의 혐의 중 가장 먼저 기소가 된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의 핵심 증인입니다.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는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을 상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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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12 18:22:51
    • 수정2020-04-09 16:06:50
    취재K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변호인, 2019.12.31.) 지난해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이 사건은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야 하는 법정에 당도했습니다. 공개된 법정에서 치열하게 펼쳐질 '법원의 시간'을 함께 따라가 봅니다.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재판...새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12일을 마지막으로 한 달 동안 열리지 않았습니다.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휴정 기간이 길어진 건데요. 어제(11일) 새 재판부가 5회 공판을 열었습니다. 새 재판부는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를 비롯해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등 전원이 부장판사인 대등재판부로 구성됐습니다. 이전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며 검찰이 법정에서 크게 반발하면서 갈등을 겪었던 만큼, 새 재판부가 공판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가 앞으로 진행될 재판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그런만큼 어제 공판에서는 새 재판부에 어필(?)하기 위한 검찰과 변호인의 신경전도 계속됐습니다. "주요 관계자 진술 오염되기 전에"...입시비리부터 하자는 검찰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기한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입시비리 혐의부터 심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된 정 교수의 구속기한은 오는 5월 만료됩니다. 입시비리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매우 중요한 혐의입니다. 딸 조민 씨가 인턴을 했다는 기관의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 조사에서 "조민을 본 적 없다"거나, "인턴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 맞다"는 진술 등을 했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가 풀려나서 주요 증인들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시도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증인을 불러 "오염되지 않은 진술"을 들어야 한다는 게 검찰 주장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정 교수가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에게 거의 예외없이 접촉해 회유와 압박을 한 전력이 있다는 겁니다. 이어진 정 교수의 보석심문에서도 이같은 이유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검찰은 이미 재판부에 증인 16명에 대한 심문 계획을 냈다며, 조금의 시간 낭비도 없게끔 고민해서 계획을 짰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심리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 씨의 재판을 참고해 일정을 짜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 씨의 재판에서 주요 증인신문이 이미 많이 진행된 만큼, 조 씨 재판의 증인신문조서를 정 교수 사건에 가져올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검찰, 법정모독했다"... 녹취록 제출한 변호인 한편 변호인은 사모펀드부터 심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전임 재판부가 사모펀드 의혹부터 서증조사를 진행했는데, 검찰이 왜 이제 와서 입시비리부터 하자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이 사건이 통상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어제 재판에선 검찰을 비난하기 위해 변호인이 재판부에 이례적으로 이전 재판 녹취록까지 제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은 전임 재판부와 검찰이 언쟁을 벌인 행위를 두고 '법정 모독'이라고 단언하며 이처럼 말했습니다.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와 상관없이, 재판부의 결정이나 재판부의 진행상황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들, 그런 것은 자제를 좀 해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그 당시에 준비기일에 있었던 일을 녹취록을 떠서 제출했는데 그 당시 일어난 일, 변호인들이 보기에는 광범위한 법정모독입니다. 이 부분은 기록에 남겨야 겠다 싶어 참고자료로 녹취록을 제출을 하게 됐습니다." 입시비리 증인신문 18일부터 시작 재판부는 양 측의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사모펀드와 입시비리 심리를 같이 진행하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일단 오는 18일에 정병화 KIST 센터장을 첫 증인으로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조민 씨가 KIST에서 인턴을 실제로 했는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5일에는 동양대 조교 2명이, 그리고 30일에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최 전 총장은 정 교수의 혐의 중 가장 먼저 기소가 된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의 핵심 증인입니다. 다음 [법원의 시간]에서는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을 상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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