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남매의 행복한 삶

입력 2006.01.20 (11:51) 수정 2006.01.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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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무려 16명의 아이를 낳아서, 교육도 집에서 시키는 부부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고 미국의 한 가정 얘깁니다만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방식과 조건을 생각하게 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부부는 앞으로도 아이를 더 갖겠다고 하는데요 16명의 아이들과 함께 꾸려가는 삶의 의미를 김만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냈던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시는 인구 5만명 정도의 소도시입니다. 시 외곽 더거씨집은 18명 식구들의 보금자리입니다.

18명과 일일이 악수를 마치자 식구들은 율동과 노래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거실 벽에는 2쌍의 쌍둥이를 비롯해 지난 88년부터 1년 정도의 터울로 태어난 16남매의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16남매는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홈스쿨, 즉 집에서 공부를 합니다. 오전의 단체학습 선생님 역할은 엄마의 몫입니다.

<인터뷰>미셸 (16남매 엄마): "형제자매들이 가족으로서 일체감을 가질 수 있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공부방 벽에는 16남매의 시간표가 붙어 있습니다. 단체학습이 끝나면 형제자매가 짝을 지어 자율학습에 들어갑니다.

<인터뷰>제싸 (3녀): "동생들에게 산수와 철자법을 가르치고 학습 준비를 도와줍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짝지어 배웁니다.

<인터뷰>제나 (장녀): "동생들 연습을 도와주고 다른 집 아이 한 명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사이어 (4남):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재미있고 3년 동안 배웠습니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으로 몰려듭니다. 16남매가 뒤섞여 지내지만 집안은 질서가 잡혀 있습니다.

<인터뷰>짐 밥 더거 (16남매 아빠):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원칙을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우리가 부모를 존경하듯 아이들도 우리를 존경하도록 노력합니다."

그러기에 부모는 16남매에게 큰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집안의 질서는 또한 철저한 분업으로 이뤄집니다. 식사 준비는 여자 아이들의 몫입니다. 남자 아이들도 심부름을 하면서 일을 거듭니다.

<녹취>아빠: "아이들이 개별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을 때, 자신의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갓난아이를 보살피기도 합니다. 자주 아들 집에 들르는 할머니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메리 더거 (16남매 할머니): "편리할 때마다 와서 도와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남자 아이들이 아빠를 돕기 위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새 집으로 향합니다. 16남매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크고 넓은 보금자리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시골 분교 같은 새 집에도 아이들방은 남자, 여자 2개 뿐입니다. 대신 컴퓨터방과 놀이터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아빠: "손자가 2백명, 증손자가 천명이 되면 모두가 일주일에 한 번 모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부동산업을 하는 더거씨는 비교적 수입이 넉넉한 편이지만 18명의 식구가 먹고 입는 돈이 적지 않습니다. 1달 2백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주로 중고품을 이용합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1대씩에 불과합니다.

<녹취>미셸 더거 (16남매 엄마): "세탁기와 건조기는 하루 24시간 돌아갑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이죠."

16남매는 주로 절인 오이를 간식으로 먹습니다.

<인터뷰>엄마: "사탕이나 감자칩 같은 것보다는 과일이나 야채를 먹도록 권합니다."

아칸소주 등 미국 중서부에는 홈스쿨을 하는 대가족들이 많습니다. 시내 체육관은 이런 가족들이 서로 교류하는 곳입니다.

<인터뷰>짐 홀트 (아칸소 주 상원의원/9남매 아빠): "아이들이 노인과 어른을 접촉하기 때문에 은 사회적 적응력이 실제로 더 낫습니다."

형제자매가 많은 아이들은 오히려 부모와 개별적으로 친밀한 시간을 갖는 것이 더 큰 관심사입니다. 2년을 앞질러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법대 진학을 준비하는 더거씨의 장남은 학교보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조슈아 (장남): "홈스쿨이 정말 좋습니다. 속성 과정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빨리 마쳤습니다."

저녁에는 이웃에 사는 한국인 가족이 방문했습니다. 두 가족 26명이 함께 저녁을 먹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아칸소대 권영민 교수도 지난 9월부터 6명의 아이를 집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터뷰>권영민 (아칸소대 교수): "스스로 몫을 하도록 배우는 것 자체가 좋은 교육이다..."

분주한 하루를 보낸 아이들이 탈의실과 화장실로 모여듭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루를 정리합니다.

18명의 식구들은 이제 일심동체처럼 움직입니다.

<인터뷰>짐 밥 더거 (16남매 아빠): "아이가 3-4명 있을 때보다 더 수월합니다. 모두가 팀으로 함께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미셸 더거 (16남매 엄마): "아이들 하나하나가 커다란 즐거움입니다. 신께서 아이 하나를 더 주신다면 감격할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를 더 낳고 싶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희망입니다. 자식 하나 제대로 키우기 힘들고 출산율도 떨어져 걱정하는 요즘 이들 부부에게 16남매는 신의 선물입니다.

<앵커 멘트>
저희가 지난 해 말에 전해드린 피그미족의 멸족위기와 관련해서 그 이후 상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 많을 줄로 압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형사 재판소가 콩고의 밀림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피그미족 학살과 식인행위 등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합니다. 관련 속보가 들어오는 대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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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6남매의 행복한 삶
    • 입력 2006-01-20 10:37:05
    • 수정2006-01-20 13:07:3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무려 16명의 아이를 낳아서, 교육도 집에서 시키는 부부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고 미국의 한 가정 얘깁니다만 행복하고 건강한 삶의 방식과 조건을 생각하게 하는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부부는 앞으로도 아이를 더 갖겠다고 하는데요 16명의 아이들과 함께 꾸려가는 삶의 의미를 김만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를 지냈던 아칸소주, 스프링데일시는 인구 5만명 정도의 소도시입니다. 시 외곽 더거씨집은 18명 식구들의 보금자리입니다. 18명과 일일이 악수를 마치자 식구들은 율동과 노래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거실 벽에는 2쌍의 쌍둥이를 비롯해 지난 88년부터 1년 정도의 터울로 태어난 16남매의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16남매는 유치원이나 학교를 가지 않는 대신 홈스쿨, 즉 집에서 공부를 합니다. 오전의 단체학습 선생님 역할은 엄마의 몫입니다. <인터뷰>미셸 (16남매 엄마): "형제자매들이 가족으로서 일체감을 가질 수 있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공부방 벽에는 16남매의 시간표가 붙어 있습니다. 단체학습이 끝나면 형제자매가 짝을 지어 자율학습에 들어갑니다. <인터뷰>제싸 (3녀): "동생들에게 산수와 철자법을 가르치고 학습 준비를 도와줍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짝지어 배웁니다. <인터뷰>제나 (장녀): "동생들 연습을 도와주고 다른 집 아이 한 명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사이어 (4남):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재미있고 3년 동안 배웠습니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거실에 있는 컴퓨터 앞으로 몰려듭니다. 16남매가 뒤섞여 지내지만 집안은 질서가 잡혀 있습니다. <인터뷰>짐 밥 더거 (16남매 아빠):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원칙을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우리가 부모를 존경하듯 아이들도 우리를 존경하도록 노력합니다." 그러기에 부모는 16남매에게 큰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집안의 질서는 또한 철저한 분업으로 이뤄집니다. 식사 준비는 여자 아이들의 몫입니다. 남자 아이들도 심부름을 하면서 일을 거듭니다. <녹취>아빠: "아이들이 개별적인 책임을 가지고 있을 때, 자신의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여자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갓난아이를 보살피기도 합니다. 자주 아들 집에 들르는 할머니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뷰>메리 더거 (16남매 할머니): "편리할 때마다 와서 도와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남자 아이들이 아빠를 돕기 위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새 집으로 향합니다. 16남매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크고 넓은 보금자리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시골 분교 같은 새 집에도 아이들방은 남자, 여자 2개 뿐입니다. 대신 컴퓨터방과 놀이터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인터뷰>아빠: "손자가 2백명, 증손자가 천명이 되면 모두가 일주일에 한 번 모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부동산업을 하는 더거씨는 비교적 수입이 넉넉한 편이지만 18명의 식구가 먹고 입는 돈이 적지 않습니다. 1달 2백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주로 중고품을 이용합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1대씩에 불과합니다. <녹취>미셸 더거 (16남매 엄마): "세탁기와 건조기는 하루 24시간 돌아갑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이죠." 16남매는 주로 절인 오이를 간식으로 먹습니다. <인터뷰>엄마: "사탕이나 감자칩 같은 것보다는 과일이나 야채를 먹도록 권합니다." 아칸소주 등 미국 중서부에는 홈스쿨을 하는 대가족들이 많습니다. 시내 체육관은 이런 가족들이 서로 교류하는 곳입니다. <인터뷰>짐 홀트 (아칸소 주 상원의원/9남매 아빠): "아이들이 노인과 어른을 접촉하기 때문에 은 사회적 적응력이 실제로 더 낫습니다." 형제자매가 많은 아이들은 오히려 부모와 개별적으로 친밀한 시간을 갖는 것이 더 큰 관심사입니다. 2년을 앞질러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법대 진학을 준비하는 더거씨의 장남은 학교보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조슈아 (장남): "홈스쿨이 정말 좋습니다. 속성 과정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빨리 마쳤습니다." 저녁에는 이웃에 사는 한국인 가족이 방문했습니다. 두 가족 26명이 함께 저녁을 먹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냅니다. 아칸소대 권영민 교수도 지난 9월부터 6명의 아이를 집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터뷰>권영민 (아칸소대 교수): "스스로 몫을 하도록 배우는 것 자체가 좋은 교육이다..." 분주한 하루를 보낸 아이들이 탈의실과 화장실로 모여듭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루를 정리합니다. 18명의 식구들은 이제 일심동체처럼 움직입니다. <인터뷰>짐 밥 더거 (16남매 아빠): "아이가 3-4명 있을 때보다 더 수월합니다. 모두가 팀으로 함께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미셸 더거 (16남매 엄마): "아이들 하나하나가 커다란 즐거움입니다. 신께서 아이 하나를 더 주신다면 감격할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를 더 낳고 싶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희망입니다. 자식 하나 제대로 키우기 힘들고 출산율도 떨어져 걱정하는 요즘 이들 부부에게 16남매는 신의 선물입니다. <앵커 멘트> 저희가 지난 해 말에 전해드린 피그미족의 멸족위기와 관련해서 그 이후 상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 많을 줄로 압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형사 재판소가 콩고의 밀림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피그미족 학살과 식인행위 등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합니다. 관련 속보가 들어오는 대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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