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건강·행복· 장수’의 나라

입력 2006.03.10 (11:30) 수정 2006.03.10 (15: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화산과 얼음으로 뒤덮인 척박한 국토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대서양에 위치한 아이슬란드 사람들 얘긴데요. 삶의 질과 행복지수 세계 1위 국가, 아이슬란드의 비결을 김종명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위 66도, 북극선 바로 아래 섬 나라, 만년설로 덮인 산맥이 끝없이 이어지고, 화산활동이 만들어낸 검은 들판엔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습니다. 달나라에 온 듯한 황량함이 가득합니다.

우리 땅보다 넓은 국토지만 인구는 불과 30만명,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 레이캬빅의 중심가도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평일 오후, 영하의 찬 날씨에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있습니다.

레이캬빅 외곽 마을에 있는 시립수영장입니다. 일찌감치 일을 마친 직장인들이 가족과 함께, 동네 노인들은 친구와 함께 매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켈시오나스 (직장인): "일과후 쉬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합니다. 가족의 시간입니다."

<인터뷰>시릴리프 (가정주부): "우리 가족은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을 즐기려고 옵니다. 정말 좋습니다."

인구 15만 여명인 레이캬빅에 백 여 곳에 이르는 이런 시립 수영장은 주민들의 건강 교실이자 사랑방입니다. 어린이들에겐 혹독한 추위를 이겨낼 강한 체력을 길러주고 ,노인들에겐 활력과 웃음을 지켜줍니다.

<인터뷰>요하나손 (78살): "이 수영장의 많은 사람들이 90대입니다. 젊음을 유지하려고 옵니다."

수영장의 한 달 이용료는 한 두 끼 식사비 정도, 부근 지열발전소에서 온천수를 공급해주고, 운영비는 시에서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북대서양에서 갓 잡아낸 대구로 조리한 아이슬란드의 전통음식입니다. 아니 할아버지 부부는 점심, 저녁 하루 두끼 식사로 늘 신선한 생선을 먹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니 (79살): "생선은 몸에 좋기 때문에 건강한 식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선 구하기도 쉽습니다. "

식사 후 한 숟갈의 대구 기름을 마시는 일은 초등학교 때부터 해온 습관입니다.

<인터뷰>아나디스 (76살): "특히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의 관절에 좋기 때문에 빼놓지 않고 먹습니다."

전통 어류를 기본으로 한 저지방 식생활 습관은 천연 빙하수가 공급되는 수돗물과 함께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부부는 믿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81.4세, 일본, 홍콩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장수국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카드 놀이를 즐기는 이곳 노인들도 대부분 80살 이상,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노인들은 활발한 사교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터뷰>군나르손 (79살): "좀 먼 곳에 살지만 카드를 즐기고 친구를 사귀려고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테이블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크리스틴 할머니는 최연장자라는 이유로 인터뷰를 요청한 취재진에 내심 불만을 표합니다.

<인터뷰>크리스틴 (100살): "연세가 믿기지 않는다고 그러는데요?)내가 1907년에 태어났기 때문에 나이가 몇인지 계산을 못하는 것 아닐까요?"


바로 옆 뜨게질 방의 분위기를 이끄는 92살의 앵길라 할머니는 언제나 미소띤 얼굴입니다. 70살까지 사회복지사로 일했다는 할머니는 '끊임없이 일하고 늘 웃는 게 건강한 삶의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앵길라 (92살): "항상 행복하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늘 웃습니다."


레이캬빅시는 인구 2만 명당 한 곳씩, 이런 노인시설을 운영하며 은퇴한 노인들에게 쉼터,일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셀구르문손 (복지회관 관리인): "'(노인들에게)돈은 문제가 안됩니다. 시에서 부담합니다 아주 적은 돈만 낼뿐입니다.'"

아이슬란드 국립병원.. 치료받는 환자 이상으로 의료진이 많아 보입니다. 인구 만 명당 의사 수가 36명, 간호사는 136명으로 의료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도 아이슬란듭니다.

<인터뷰>스테판손 (아이슬란드 국립병원 원무책임자): "잘 훈련된 간호사와 의사들이 있어 환자들을 제대로 돌볼 수가 있습니다."

백혈병 환자인 아우스티씨는 2년전 직장을 그만두고 매주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아우스티 (백혈병 환자):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걸리는데 (교통비도) 모두 지원받습니다.비용은 거의 안 듭니다."

국내 총생산의 10.5%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료비 투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스테판스도티르 (보건부장관 자문역): "나이나 지역, 피부색이 어떻든 동등하게 의료보호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보건정책의)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심장병이나 혈압,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 비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아졌습니다. 3년전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단백질, 장수유전자를 찾아낸 아이슬란드 연구진들은 노화를 이겨내기위한 야심찬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관건은 방대한 유전자 샘플, 이 연구팀은 이미 전 국민의 4분의 1이 넘는 8만 명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모두 자발적으로 찾아와 연구에 참여해준 사람들의 것입니다.

<인터뷰>구드나손 (아이슬란드 심장협회 연구책임자): "각 개인에게로 혜택이 돌아갑니다. 우리의 모든 연구결과는 실험에 참여해준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드립니다."

111개 나라를 대상으로 건강과 실업률,남녀 평등, 가족의 가치 등을 종합 평가한 삶의 질 조사에서 1위,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7위, 유엔의 인간개발지수에서 2위, 그리고 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 1위,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삶의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평갑니다.

<인터뷰>로르린드손 (아이슬란드대 사회학과 교수): "아이슬란드인들은 긍정적으로 사고합니다. 오랫동안 거친 환경에 살아오면서 예기치 못한 일이나 어려움을 극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척박한 자연환경,불편함속에서 오히려 가진 것을 즐기는 방법을 깨우쳐왔다는 설명입니다. 행복이란 영어단어 해피니스도 행운을 뜻하는 아이슬란드어 햅에서 나왔다고 이곳 사람들은 믿고 있습니다. 누구나 건강하고 또 행복해 보이는 이들의 얼굴에는 진정한 웰빙이 무엇인지 담겨있습니다.

<앵커 멘트>
인도의 불가촉 천민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차별이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혈통주의와 집단주의가 외국인과 소수인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는 미국 인권보고서의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이슬란드, ‘건강·행복· 장수’의 나라
    • 입력 2006-03-10 10:45:47
    • 수정2006-03-10 15:04:1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화산과 얼음으로 뒤덮인 척박한 국토에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대서양에 위치한 아이슬란드 사람들 얘긴데요. 삶의 질과 행복지수 세계 1위 국가, 아이슬란드의 비결을 김종명 특파원이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위 66도, 북극선 바로 아래 섬 나라, 만년설로 덮인 산맥이 끝없이 이어지고, 화산활동이 만들어낸 검은 들판엔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습니다. 달나라에 온 듯한 황량함이 가득합니다. 우리 땅보다 넓은 국토지만 인구는 불과 30만명,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 레이캬빅의 중심가도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평일 오후, 영하의 찬 날씨에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있습니다. 레이캬빅 외곽 마을에 있는 시립수영장입니다. 일찌감치 일을 마친 직장인들이 가족과 함께, 동네 노인들은 친구와 함께 매일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켈시오나스 (직장인): "일과후 쉬고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합니다. 가족의 시간입니다." <인터뷰>시릴리프 (가정주부): "우리 가족은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을 즐기려고 옵니다. 정말 좋습니다." 인구 15만 여명인 레이캬빅에 백 여 곳에 이르는 이런 시립 수영장은 주민들의 건강 교실이자 사랑방입니다. 어린이들에겐 혹독한 추위를 이겨낼 강한 체력을 길러주고 ,노인들에겐 활력과 웃음을 지켜줍니다. <인터뷰>요하나손 (78살): "이 수영장의 많은 사람들이 90대입니다. 젊음을 유지하려고 옵니다." 수영장의 한 달 이용료는 한 두 끼 식사비 정도, 부근 지열발전소에서 온천수를 공급해주고, 운영비는 시에서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북대서양에서 갓 잡아낸 대구로 조리한 아이슬란드의 전통음식입니다. 아니 할아버지 부부는 점심, 저녁 하루 두끼 식사로 늘 신선한 생선을 먹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니 (79살): "생선은 몸에 좋기 때문에 건강한 식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선 구하기도 쉽습니다. " 식사 후 한 숟갈의 대구 기름을 마시는 일은 초등학교 때부터 해온 습관입니다. <인터뷰>아나디스 (76살): "특히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들의 관절에 좋기 때문에 빼놓지 않고 먹습니다." 전통 어류를 기본으로 한 저지방 식생활 습관은 천연 빙하수가 공급되는 수돗물과 함께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부부는 믿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81.4세, 일본, 홍콩 등과 함께 대표적인 장수국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카드 놀이를 즐기는 이곳 노인들도 대부분 80살 이상,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노인들은 활발한 사교활동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터뷰>군나르손 (79살): "좀 먼 곳에 살지만 카드를 즐기고 친구를 사귀려고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테이블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크리스틴 할머니는 최연장자라는 이유로 인터뷰를 요청한 취재진에 내심 불만을 표합니다. <인터뷰>크리스틴 (100살): "연세가 믿기지 않는다고 그러는데요?)내가 1907년에 태어났기 때문에 나이가 몇인지 계산을 못하는 것 아닐까요?" 바로 옆 뜨게질 방의 분위기를 이끄는 92살의 앵길라 할머니는 언제나 미소띤 얼굴입니다. 70살까지 사회복지사로 일했다는 할머니는 '끊임없이 일하고 늘 웃는 게 건강한 삶의 비결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앵길라 (92살): "항상 행복하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늘 웃습니다." 레이캬빅시는 인구 2만 명당 한 곳씩, 이런 노인시설을 운영하며 은퇴한 노인들에게 쉼터,일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셀구르문손 (복지회관 관리인): "'(노인들에게)돈은 문제가 안됩니다. 시에서 부담합니다 아주 적은 돈만 낼뿐입니다.'" 아이슬란드 국립병원.. 치료받는 환자 이상으로 의료진이 많아 보입니다. 인구 만 명당 의사 수가 36명, 간호사는 136명으로 의료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도 아이슬란듭니다. <인터뷰>스테판손 (아이슬란드 국립병원 원무책임자): "잘 훈련된 간호사와 의사들이 있어 환자들을 제대로 돌볼 수가 있습니다." 백혈병 환자인 아우스티씨는 2년전 직장을 그만두고 매주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아우스티 (백혈병 환자):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걸리는데 (교통비도) 모두 지원받습니다.비용은 거의 안 듭니다." 국내 총생산의 10.5%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의료비 투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인터뷰>스테판스도티르 (보건부장관 자문역): "나이나 지역, 피부색이 어떻든 동등하게 의료보호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보건정책의)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심장병이나 혈압,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 비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아졌습니다. 3년전 인간의 수명을 결정하는 단백질, 장수유전자를 찾아낸 아이슬란드 연구진들은 노화를 이겨내기위한 야심찬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관건은 방대한 유전자 샘플, 이 연구팀은 이미 전 국민의 4분의 1이 넘는 8만 명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모두 자발적으로 찾아와 연구에 참여해준 사람들의 것입니다. <인터뷰>구드나손 (아이슬란드 심장협회 연구책임자): "각 개인에게로 혜택이 돌아갑니다. 우리의 모든 연구결과는 실험에 참여해준 국민들에게 다시 돌려드립니다." 111개 나라를 대상으로 건강과 실업률,남녀 평등, 가족의 가치 등을 종합 평가한 삶의 질 조사에서 1위,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7위, 유엔의 인간개발지수에서 2위, 그리고 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 1위,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것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삶의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평갑니다. <인터뷰>로르린드손 (아이슬란드대 사회학과 교수): "아이슬란드인들은 긍정적으로 사고합니다. 오랫동안 거친 환경에 살아오면서 예기치 못한 일이나 어려움을 극복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척박한 자연환경,불편함속에서 오히려 가진 것을 즐기는 방법을 깨우쳐왔다는 설명입니다. 행복이란 영어단어 해피니스도 행운을 뜻하는 아이슬란드어 햅에서 나왔다고 이곳 사람들은 믿고 있습니다. 누구나 건강하고 또 행복해 보이는 이들의 얼굴에는 진정한 웰빙이 무엇인지 담겨있습니다. <앵커 멘트> 인도의 불가촉 천민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차별이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의 혈통주의와 집단주의가 외국인과 소수인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는 미국 인권보고서의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