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안마로 ‘웰빙’

입력 2006.03.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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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을 여행해 보신 분이라면 한번쯤은 발안마를 받아보셨을 텐데요. 춘추전국시대, 그러니까 2천 5백여 년 역사의 이 발안마가 현대 중국인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웰빙 현장보고, 오늘은 중국 발 안마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상하이 김진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올해 33살의 션하이민씨는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점심시간에 남편과 만납니다. 다른 맞벌이 부부들 같으면 점심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지만 이들 부부는 점심식사 대신 직장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발 안마 집을 찾습니다. 이들 부부만의 특별한 일정입니다.

<인터뷰>리위(33세/남편): "직장 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쉽게 풀기 위해서는 발 안마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션하이민(33세/부인): "(남편과 함께 안마를 받으면) 직장이나 가정생활에 대해 같이 얘기할 수 있어 참 좋은 거 같습니다."

현재 중국에 발 안마 집은 3-40만 군데 정도, 발 안마를 해서 생활을 하는 인구만 해도 5백만명이 넘습니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발 안마에 대한 애정은 각별합니다.

특히 밤이 되면 중국의 발 안마 집은 많은 손님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대부분이 중국인들이지만 발 안마 사랑에는 외국인들도 빠지지 않습니다.

<인터뷰>조셉 제크(42세/미국인): "(발 안마는)인생을 즐길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특히 중국에서의 발 안마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 더욱 좋습니다."

발 안마는 먼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궈 긴장을 푸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때 한약 성분의 약을 물에 타는데 이 약은 경락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발 안마의 순서는 심장이 있는 왼쪽발부터, 심장, 머리, 오장육부의 경혈을 자극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때 기구는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과 손바닥만을 이용하는 것이 중국 발 안마의 특징입니다. 특히 손바닥만으로도 13가지의 각각 다른 자극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발 안마의 원리를 배우는 교습생들의 태도가 진지합니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눠 진행됩니다. 발 안마사가 되기 위해서는 30일 간의 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지금 중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이들이 발 안마 실습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자오둥메이(25세/발안마 교습생): "(발 안마를 배우는 데)가장 어려운 것은 정확한 경혈 지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안마 순서에 대해서는 모두 배워 알고 있습니다."

중국 발 안마의 역사는 춘추 전국시절, 그러니까 2천5백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쓰여진 황제내경에는 발에 있는 38개 경혈과 그 자극 방법이 자세히 언급돼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발 안마가 자리를 잡은 것은 1982년, 스위스 국적의 러스 신부가 중국의 전통 발 안마 방식에 서양 의학을 합쳐 다시 중국으로 가지고 들어온 뒤 부텁니다. 이 때 도입된 것이 바로 반사구 개념입니다.

<인터뷰>시엔팡(발안마 학교 교사): "반사구 개념은 한의학의 경혈 이론과 서양의 신경 개념을 결합한 새로운 이론입니다. 사회와 자연, 그리고 심리와 생리 간 서로의 조화를 강조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46살의 양얜용씨, 학원 사업을 하고 있는 이 사람은 거의 매일 발 안마를 받고 있는 매니아 중의 한 사람입니다. 한약으로도 차도를 보이지 않던 고지혈증이 발 안마를 받은 이후 수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효과를 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양얜용(46): "3년 동안 한약을 먹었는데 수치가 조금밖에 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발 안마를 1년 받고 나서 보니까 3년간 한약을 먹은 것 보다. 더 효과 커 반사구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발 안마는 질병 치료 효과까지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발 안마 업계에서는 발 안마가 의료 행위가 아니라는 말로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완곡하게 부인합니다.

다만, 신체의 어떤 부위가 안 좋다는 것은 거의 100%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래서 한 병원의 도움을 받아 두 명의 환자를 데려가 진단을 받아 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김수정(상하이 Ye 병원 내과 전문의) : "중국인은 위가 안 좋은 상태이고, 한국인은 간이 안 좋은 상태입니다."

과연 이 두 사람의 어디가 안 좋은 지 찾아낼 수 있을까? 경력 5년 이상의 안마사가 안마를 하면서 각자 손님의 상태를 살핍니다. 이렇게 안마를 한 지 1시간여..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인터뷰>톈나 (발 안마 경력 6년): (위가 얼마나 안 좋습니까?)위산이 많고 비위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인터뷰>완진 (24세/위염 환자):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맞아요, 의사 선생님 말과 같습니다."


<인터뷰>펑샤오완 (발 안마 경력 5년): "고지혈에 간이 많이 안 좋습니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증상을 거의 정확하게 알아 맞혔습니다.

<인터뷰>두얜칭 (상하이 천자연 부대표): "발안마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되면서 앞으로 발안마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믿습니다."

현대 중국의 발 안마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82년, 불과 20여년 만에 그야말로 눈부신 신장을 거듭했습니다. 이제 중국의 발 안마는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깊은 관심과 어우러져 중국 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갈 길을 찾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앞서 보신대로 중앙아시아 고려인 할머니의 구슬픈 아리랑 노래 가락은 한민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그들은 아직도 조국을 잊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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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발안마로 ‘웰빙’
    • 입력 2006-03-03 10:29:0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중국을 여행해 보신 분이라면 한번쯤은 발안마를 받아보셨을 텐데요. 춘추전국시대, 그러니까 2천 5백여 년 역사의 이 발안마가 현대 중국인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웰빙 현장보고, 오늘은 중국 발 안마의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상하이 김진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올해 33살의 션하이민씨는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점심시간에 남편과 만납니다. 다른 맞벌이 부부들 같으면 점심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지만 이들 부부는 점심식사 대신 직장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발 안마 집을 찾습니다. 이들 부부만의 특별한 일정입니다. <인터뷰>리위(33세/남편): "직장 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쉽게 풀기 위해서는 발 안마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션하이민(33세/부인): "(남편과 함께 안마를 받으면) 직장이나 가정생활에 대해 같이 얘기할 수 있어 참 좋은 거 같습니다." 현재 중국에 발 안마 집은 3-40만 군데 정도, 발 안마를 해서 생활을 하는 인구만 해도 5백만명이 넘습니다. 그만큼 중국인들의 발 안마에 대한 애정은 각별합니다. 특히 밤이 되면 중국의 발 안마 집은 많은 손님들로 항상 북적입니다. 대부분이 중국인들이지만 발 안마 사랑에는 외국인들도 빠지지 않습니다. <인터뷰>조셉 제크(42세/미국인): "(발 안마는)인생을 즐길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 특히 중국에서의 발 안마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 더욱 좋습니다." 발 안마는 먼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궈 긴장을 푸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때 한약 성분의 약을 물에 타는데 이 약은 경락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발 안마의 순서는 심장이 있는 왼쪽발부터, 심장, 머리, 오장육부의 경혈을 자극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때 기구는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과 손바닥만을 이용하는 것이 중국 발 안마의 특징입니다. 특히 손바닥만으로도 13가지의 각각 다른 자극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발 안마의 원리를 배우는 교습생들의 태도가 진지합니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눠 진행됩니다. 발 안마사가 되기 위해서는 30일 간의 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지금 중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이들이 발 안마 실습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자오둥메이(25세/발안마 교습생): "(발 안마를 배우는 데)가장 어려운 것은 정확한 경혈 지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안마 순서에 대해서는 모두 배워 알고 있습니다." 중국 발 안마의 역사는 춘추 전국시절, 그러니까 2천5백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쓰여진 황제내경에는 발에 있는 38개 경혈과 그 자극 방법이 자세히 언급돼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발 안마가 자리를 잡은 것은 1982년, 스위스 국적의 러스 신부가 중국의 전통 발 안마 방식에 서양 의학을 합쳐 다시 중국으로 가지고 들어온 뒤 부텁니다. 이 때 도입된 것이 바로 반사구 개념입니다. <인터뷰>시엔팡(발안마 학교 교사): "반사구 개념은 한의학의 경혈 이론과 서양의 신경 개념을 결합한 새로운 이론입니다. 사회와 자연, 그리고 심리와 생리 간 서로의 조화를 강조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46살의 양얜용씨, 학원 사업을 하고 있는 이 사람은 거의 매일 발 안마를 받고 있는 매니아 중의 한 사람입니다. 한약으로도 차도를 보이지 않던 고지혈증이 발 안마를 받은 이후 수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효과를 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양얜용(46): "3년 동안 한약을 먹었는데 수치가 조금밖에 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발 안마를 1년 받고 나서 보니까 3년간 한약을 먹은 것 보다. 더 효과 커 반사구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발 안마는 질병 치료 효과까지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발 안마 업계에서는 발 안마가 의료 행위가 아니라는 말로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완곡하게 부인합니다. 다만, 신체의 어떤 부위가 안 좋다는 것은 거의 100%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그래서 한 병원의 도움을 받아 두 명의 환자를 데려가 진단을 받아 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김수정(상하이 Ye 병원 내과 전문의) : "중국인은 위가 안 좋은 상태이고, 한국인은 간이 안 좋은 상태입니다." 과연 이 두 사람의 어디가 안 좋은 지 찾아낼 수 있을까? 경력 5년 이상의 안마사가 안마를 하면서 각자 손님의 상태를 살핍니다. 이렇게 안마를 한 지 1시간여..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인터뷰>톈나 (발 안마 경력 6년): (위가 얼마나 안 좋습니까?)위산이 많고 비위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인터뷰>완진 (24세/위염 환자):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맞아요, 의사 선생님 말과 같습니다." <인터뷰>펑샤오완 (발 안마 경력 5년): "고지혈에 간이 많이 안 좋습니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증상을 거의 정확하게 알아 맞혔습니다. <인터뷰>두얜칭 (상하이 천자연 부대표): "발안마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되면서 앞으로 발안마 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믿습니다." 현대 중국의 발 안마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82년, 불과 20여년 만에 그야말로 눈부신 신장을 거듭했습니다. 이제 중국의 발 안마는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깊은 관심과 어우러져 중국 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갈 길을 찾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앞서 보신대로 중앙아시아 고려인 할머니의 구슬픈 아리랑 노래 가락은 한민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그들은 아직도 조국을 잊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 오늘 순서 여기서 마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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