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거포 박병호(29)와의 독점 협상권을 따낸 미국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는 세 차례 월드시리즈를 차지한 구단이다.
미네소타는 빅 마켓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경쟁 구단을 따돌리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서 가장 높은 1천285만 달러(약 147억 원)를 써내 9일(현지시간)부터 30일간 박병호와 독점 협상에 임한다.
미네소타 구단이 한국과 일본 프로 선수를 대상으로 한 포스팅시스템에서 이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네소타는 2011년 일본인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 쟁탈전에서 532만 9천 달러를 적어내 독점 협상권을 확보하고서 그와 3년간 925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2011∼2012년 2년간 71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15, 20타점으로 부진한 성적을 남긴 니시오카는 계약을 채우지 못하고 일본프로야구로 돌아갔다.
호타준족인 니시오카에 투자한 금액의 2배 이상을 써 박병호와의 독점 협상권을 따낸 미네소타는 본 협상에서도 이에 걸맞은 대우로 박병호의 사인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의 올해 선수단 총 연봉은 1억 달러를 약간 넘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8위에 자리했다.
미네소타가 박병호를 영입한 이유는 거포 우타자의 보강에 있다.
트윈스는 하락세가 뚜렷한 조 마우어와 박병호를 1루수로 번갈아 쓸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1루수로 뛰지 않으면 지명 타자를 꿰찰 전망이다.
대신 미네소타는 올해 후반기 지명 타자로 나선 젊은 슬러거 미겔 사노를 좌익수로 돌려 공격과 수비 조직력을 배가할 참이다.
1901년 워싱턴 세네터스라는 이름으로 창단해 1961년 연고지 이전과 함께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름을 바꾼 이 팀은 세네터스 시절인 1924년과 1987년, 1991년 세 차례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2002년부터 2010년 사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를 6차례나 우승했지만, 5번은 첫 관문인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고 2002년에는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는 등 가을에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 전통의 강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밀려 지구 하위권으로 추락했다가 올해 지구 2위로 올라섰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밀려 가을 잔치에는 나가지 못했다.
통산 3천 안타 이상을 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스타 출신 폴 몰리터 감독이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고 팀의 체질을 바꿔 강팀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네소타가 홈으로 쓰는 타깃필드는 비대칭 구장으로, 홈에서 왼쪽 펜스까지 거리가 103m, 오른쪽 펜스까지는 100m다. 역시 홈에서 좌중간 펜스(115m)가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111m)보다 길다.
우타자보다는 좌타자에게 유리해 보이나 방향을 가리지 않고 부챗살로 파워를 뽐내는 박병호에게는 큰 걸림돌이 아닐 수도 있다.
박병호가 미네소타에 입단해 주전 한 자리를 꿰찬다면 내년 텍사스 레인저스의 한국인 타자 추신수와 두 차례(7월 1∼3일, 7월 7∼10일) 한국인 타자 방망이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