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지는 문화부

입력 2008.01.16 (16:18)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6일 문화관광부에 국정홍보처와 정보통신부의 일부 기능을 합쳐 '문화부'를 만드는 방안을 확정함으로써 소프트웨어 파워를 키워 문화산업 5대 강국으로 가는 동력을 만들어낼 정부 부처가 탄생하게 됐다.
문화부가 출범하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산업을 이끌 정책기능이 통합돼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아가 국정홍보처의 해외홍보 기능까지 확보함으로써 한류 등 문화수출의 중요한 수단까지 갖게 돼 문화산업진흥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폐지되는 정보통신부의 기능 가운데 방송.통신융합에 따른 정책의 집행과 규제 기능이 신설되는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회'로 가게 되어 문화부 중심의 미디어정책 일원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수위 조직개편안에 대해 문화관광부 우진영 홍보관리관은 "문화와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한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조직개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몸집 키워온 문화부 = 현재의 문화관광부는 1990년 문화공보부에서 공보처를 떼어내 문화부로 출발한 이래 통합과 분리를 반복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몸집을 계속 키워왔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가 통합돼 문화체육부로 다시 태어난 데 이어 1994년에는 관광정책과 공보처의 재외문화원이 합쳐지면서 문화관광부가 됐다.
이후 1999년 문화재 관련 업무를 분리해 문화재청이 따로 신설됐고, 해외홍보업무는 다시 국정홍보처로 돌아갔다. 2000년에는 방송행정업무가 방송위원회로 이관됐고, 2005년에는 청소년 업무가 국가청소년위원회로 이관됐다.
1990년 출범할 당시의 이름을 되찾은 문화부는 분리됐던 국정홍보처의 기능이 재통합된데다 정보통신부 소관의 디지털콘텐츠 관련 업무가 합쳐져 부처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역할과 기능도 크게 확대하게 됐다.
정보통신부 일부 기능과 국정홍보처의 통합에 따라 현재 2실 2본부 3국 5단으로 구성된 본부조직과 9개 소속기관의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세부적 조직개편안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보통신부 본부 정원 470명 가운데 소프트웨어진흥단 등 콘텐츠정책 관련 공무원들이 문화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홍보처의 경우 본부정원 194명, 해외홍보원 근무자 55명, 해외 27개 지역에 파견된 재외홍보관 32명 등이 문화부 합류 대상이다. 그러나 국정홍보처 산하 한국정책방송(KTV) 소속 117명의 진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 조직이 합쳐질 경우 현재 본부 직원 516명, 소속기관 1천595명에 이르는 문화부 정원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다.
다만 이번 인수위 조직개편안에 따라 문화부 소속기관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은 관장의 직급을 차관급에서 1급으로 낮춰 문화재청으로 통합됐다.
◇콘텐츠정책 일원화로 시너지 효과 기대 = 그동안 영화, 가요, 캐릭터 등 일반적인 문화콘텐츠는 문화관광부, 인터넷 등 IT산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콘텐츠는 정통부로 정책의 주체가 나눠져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콘텐츠산업 관련 업무가 문화부로 통합돼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는 "문화부의 특성은 문화.예술.관광.체육 등 여러 분야가 교류.융합할 수록 정책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소관부처가 달라 업무 중복 등의 문제를 겪어온 콘텐츠진흥업무가 문화부로 일원화된 것은 문화산업 강국으로 가는 정책을 추진하는데 적잖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국정홍보처의 해외홍보기능을 문화부가 갖게 된 것도 문화산업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몇 년간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조성된 한류를 문화산업으로 연결할 중요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내시장에 머물러서는 문화산업 5대 강국이나 문화 선진국으로 가기가 사실상 어렵다"면서 "국정홍보처의 해외홍보기능을 문화수출의 거점으로 활용할 경우 한국문화를 해외에 알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 조직개편안에 따라 국정홍보처는 폐지 후 문화부에 합치는 과정에서 해외홍보기능만 이관한다. 정부의 정책홍보는 부처 책임행정체제에 따라 각 부처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문화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조정된다.
◇방송통신정책권은 방통위로 =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방송통신정책권은 신설될 방송통신위원회가 갖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통부가 폐지되면서 디지털콘텐츠 정책은 문화부로 이관돼 문화콘텐츠 정책과 통합되고, 통신서비스의 집행과 규제 기능은 방통위로 이관된데 따른 것으로 방통위는 방송과 통신의 집행 및 규제기능을 모두 갖춘 행정기구로서 위상을 갖게 됐다.
애초 미디어정책 일원화 논리를 내세워 방송통신 정책기능은 정부가, 규제기능은 방통위가 갖는 방안을 주장해온 문화부로서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인수위는 문화콘텐츠산업과 관련된 방송영상 및 광고, 신문정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 미디어정책권의 일부가 문화부에 그대로 남을지, 아니면 방통위 출범과정에서 세부 조정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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