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승운 좋아 이겼을 뿐’

입력 2008.08.22 (16:26)

KBS 뉴스 이미지
"우리가 일본보다 많이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1일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격파하고 올림픽 결승 첫 진출 감격을 맛본 뒤에도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과 달리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승리의 일등공신을 8회까지 호투한 김광현으로 꼽았다.
사실 한국은 본선 풀리그 7경기에서 연일 1∼2점차 혈투를 치르느라 투수진의 피로가 겹친 상태였다. 김광현이 흔들리면 불펜을 총동원해야 했지만 그럴 경우 23일 결승전 또는 3, 4위전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가 걱정이었다.
실제로 김광현은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컨디션 탓이 아니라 진갑용 대신 선발 포수로 나온 강민호와 호흡이나 볼 배합이 문제였다.
김 감독은 0-2로 끌려간 3회까지 불안에 떨었지만 억지로 마음을 달랬다.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선수들의 동요를 막아야 했기 때문. 마음을 가라앉히고 김광현을 바라보니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김광현이 언제까지 안정적으로 던져주느냐가 승부의 관건이었다"며 "초반에는 불안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는 것 같아 계속 던지게 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가르는 2점포를 때린 이승엽이나 진갑용 등 고참 선수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는 또 "다른 국가에 `한국 야구가 잘 하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줬을 뿐만 아니라 결승까지 진출 한 것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림픽 전부터 한일간 논란의 소재가 된 이른바 `위장오더' 문제나 일본이 준결승전 상대로 쿠바가 아니라 한국을 골랐다는 주장에 대해선 초연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위장오더 문제는 이제 시간이 1년이나 지났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20일) 미일전을 봤지만 일본은 한국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한국을 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끈질기게 위장오더 문제를 물고 늘어진 호시노 감독에 대해서도 "야구인으로서 존경하는 감독"이라며 "둘 중 한 명은 웃고, 한 명은 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승운이 좋아서 이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