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생애 첫 월드컵 ‘왼발 조준’

입력 2010.05.29 (09:03)

수정 2010.05.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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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잦은 부상 탓에 `유리 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왼발 마법사’ 염기훈(27.수원)의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가 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출전 꿈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축구대표팀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마지막 담금질 중인 염기훈은 남아공 월드컵 예비 엔트리 26명에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고 오는 31일 발표될 최종 명단 23명에도 포함될 게 유력하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전담 키커를 맡을 왼발 자원인 데다 공격진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서다.



염기훈은 애초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했으나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대표팀 내에서 입지를 굳힌 상태여서 중앙 공격수로 변신했다. 간판 골잡이 박주영(AS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이승렬(FC서울)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나 부상 회복 후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최종 엔트리 발탁이 떼어놓은 당상인 염기훈은 오는 30일 벨라루스와 평가전 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국내파 공격수들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최종 명단에 드는 것보다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경기력을 입증해야 하는 게 더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염기훈은 빼어난 왼발 킥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잦은 부상 탓에 대표팀을 들락거리며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2006년 10월8일 가나와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염기훈의 A매치 성적은 32경기에서 3골.



2007년 6월29일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A매치 첫 골을 넣었던 염기훈은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첫 경기였던 2008년 1월30일 칠레와 평가전에 출격했고 그해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두 골을 터뜨리며 `허정무 황태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고질적인 왼쪽 발등뼈 부상 탓에 올해 1월22일 라트비아와 평가전 이후 대표팀에서 뛰지 못하다가 월드컵 예비 명단에 들어 16일 에콰도르전과 24일 일본과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이제 그의 목표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맞춰져 있다.



염기훈은 박주영이 투톱 한 자리를 꿰찬 상황에서 주전으로 발탁되려면 이근호, 이동국, 이승렬과 경쟁을 뚫어야 한다. 안정환은 필요할 때 투입되는 `조커’ 특명을 수행한다.



2년 3개월 가까이 A매치 무득점 행진 중인 그는 "감독님이 기회를 줘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 골이 없어 안타깝다. 하지만 골을 넣고 어시스트할 자신이 있다. 벨라루스, 스페인과 경기 때 공격포인트를 올려 내 위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측면 대신 중앙 공격수로 뛰는 것에 대해 "왼쪽 날개로 서는 게 편하지만 감독님이 주문한 것에 맞춰야 한다. 왼쪽 사이드이든 중앙이든 경기에서 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왼쪽 전담 키커 역할에 대해선 "부상 복귀 후 프리킥 연습을 하지 않아 감각이 떨어져 적응이 어렵다. 킥을 할 때 감기지 않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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