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적응·전력 분석, ‘일석이조’ 훈련

입력 2010.05.30 (07:34)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축구 태극전사들이 상대팀 전력 분석과 고지대 적응 훈련을 동시에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스트리아 노이슈트프트에서 전지훈련 중인 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선수들이 1시간 정도 산소마스크를 쓰고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개막전 상대인 그리스 경기 장면을 담은 DVD를 봤다.

허벅지 재활 훈련 중인 이동국(전북)을 포함한 선수 26명 전원은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 현지시간으로 낮 2시부터 숙소인 야크트포호프 호텔 미팅룸에 모여 그리스-우크라이나 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스의 전력을 분석하면서 고지대 적응 훈련도 겸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대한축구협회가 허정무 감독의 지원 요청에 따라 미국 업체에 단체로 주문해 오스트리아로 공수한 산소마스크는 심폐측정용 튜브를 입에 물고 입으로만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소화기 크기의 산소통에서 나오는 산소량을 조절할 수 있어 선수들은 고지대 환경과 비슷한 조건을 체험할 수 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해발 1천753m의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고지대와 시차 적응을 위해 전지훈련지를 해발 1천200m 안팎의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자락으로 정한 대표팀은 앞서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고지대 적응을 위한 `저산소실'을 운영했고 산소마스크로 선수들의 심폐 기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다음 달 초 결전의 장소인 남아공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하루 1시간씩 같은 방식으로 산소마스크를 착용토록 할 계획이다. 휴대하기가 어려워 훈련 때는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갑작스럽게 선수들이 산소가 부족한 환경을 체험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서서히 고지대 적응력을 높여가겠다"고 설명했다.

흔히 산소마스크는 산소 공급을 늘리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지만 대표팀이 사용하는 기구는 반대로 산소의 공급량을 줄임으로써 선수 혈액 속의 적혈구 수치를 증가시켜 고지대 적응을 돕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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