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처럼!’ 원정 16강 이룰 강철체력

입력 2010.05.29 (09:07)

수정 2010.05.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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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준비에 한창인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 전지훈련 챔프를 차리고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들은 27일 첫 훈련 때 가벼운 회복 훈련을 했고, 이어 이틀 동안은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둔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훈련 내용을 궁금해하는 취재진에 "우리 프로그램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일일이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하느냐?"며 다소 날카롭게 반응하기도 했는데, 현재 대표 선수들이 소화하는 훈련 프로그램은 4강 신화를 쓴 2002년 한·일 월드컵 준비 과정을 쏙 빼닮았다.



당시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도와 대표 선수들의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실행한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체력담당 트레이너가 현 허정무호에서는 피지컬 코치로 일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축구는 과학이 아니다. 그러나 과학은 축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축구가 과학을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도 한ㆍ일 월드컵 때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트레이닝의 주기화 이론’에 따라 원하는 시기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단계별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초 미국에서 열린 골드컵 때 대회 기간임에도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실시해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 시기에는 이 훈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이러한 뚝심은 결국 그해 여름 월드컵 본선에서 태극전사들이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세계 강호들을 잇달아 무너뜨리고 4강까지 올라서는 원동력이 됐다.



히딩크식 체력훈련은 빠른 회복에 중점을 두고 가급적 경기 방식(small game) 위주의 훈련으로 철저하게 훈련장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축구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주요 동작들을 반복하는 코디네이션 트레이닝을 실시해 스피드와 민첩성, 평형성 향상을 꾀한다. 이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운동 신경을 주기적으로 자극해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지게 하기 위한 트레이닝이다.



히딩크식 체력훈련의 핵심은 `파워 트레이닝’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하게 뛰는 것이 아니라 축구 경기 상황에 맞는 움직임과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으로, 2인1조로 서로 당기기 등을 통해 점프력과 복근, 상체 근육을 키울 수 있다.



파워트레이닝은 크게 셔틀런 테스트와 인터벌 트레이닝 등으로 나눈다.



20m 거리에서 뛰었다 쉬었다를 반복하면서 심박 수를 측정하는 셔틀런 테스트로는 선수별 회복 능력을 알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은 오스트리아 도착 후 이틀째인 28일 평소의 50% 수준으로 셔틀런 테스트를 실시했다.



전훈지인 노이슈티프트가 해발 1천200m의 고지대라 평지와 고지에서 회복 속도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운동 시간은 점점 늘리면서 회복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실제 경기와 흡사한 상황에서 4대4, 7대7 등 미니게임을 하면서 진행한다.



허 감독은 오스트리아 도착 후 아직 제대로 된 전술훈련은 하지 않았다.



29일 오전 훈련 말미에 지난 24일 일본과 치른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던 선수로 주전 팀을 꾸려 당시 수비에서 아쉬웠던 점을 잠시 보완한 것 정도가 유일한 전술 훈련이었다.



당장 30일 벨라루스와 평가전이 예정됐지만 지금은 전술훈련보다는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를 씻고 시차 및 고지 적응을 하며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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