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구속, 3번 무죄’ 박주선 또 부활

입력 2012.04.11 (22:59)

경선과정 투신사태에 무소속 출마 승리


19대 총선 과정에서 최대의 정치적 시련을 겪은 무소속 박주선(동구)이 당선의 날개를 달았다.

이미 '3번 구속 3번 무죄'의 인생 역정이 잘 보여주듯 이번 선거전에서도 박 당선자는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쉽게 오를 것으로 보였던 3선의 고지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터진 불법 선거인단 모집과 한 관계자의 투신 사망사건으로 심하게 뒤틀렸다.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유태명 동구 구청장은 물론 최측근까지 줄줄이 구속되는 것은 보면서 박 당선자는 또 한 번의 모험을 감행했다.

이미 민주당이 무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까닭에 탈당,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역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던진 이 주사위는 사실상 대안이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큰 헌신으로 구민에게 보답하겠다"며 최대한 저자세를 유지하면서 탄탄한 조직력을 이용한 '사즉생'의 선거전을 폈다.

선거 홍보물에도 이례적으로 눈시울을 붉히는 사진을 실어 감성에 호소했다.

무공천 지역이 되면서 8명의 후보가 난립한 점도 조직이 강한 박 당선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개표 마지막까지도 2위 양형일 후보와 손에 땀을 쥐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표차는 불과 429표. 차이는 0.9%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당선된 후라도 재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은 내내 박 당선자의 발목을 잡았다.

또 출마 명분으로 경선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사건 유가족과 사법처리된 인사들의 충언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박 당선자는 사실상 지난 18대 공천경쟁에서 물리쳤던 양형일 후보를 이번에 다시 누름으로써 동구의 패권을 확실히 장악했다.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치며 유능한 검사로 인정받은 박 당선자는 `이철희.장영자 사건' 등 대형 사건을 도맡으며 명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에는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16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 나가던 그는 정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시련을 겪었다.

1999년 옷로비 의혹사건, 2000년 나라종금 사건으로 각각 구속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고 2004년에는 현대건설 비자금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다음해 무죄를 선고받는 등 `3번 구속, 3번 무죄'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전남 보성(6) ▲서울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료 ▲대검 수사기획관 ▲청와대 법무비서관 ▲16.18대 의원 ▲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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