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도 전관예우?

입력 2004.12.06 (21:59)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청렴한 사회를 가로막는 부정부패, 9시뉴스 기획보도에서 집중 조명해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부정부패의 먹이사슬이 뿌리박혀 있는 건설업계의 입찰비리를 취재했습니다.
황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태풍이 몰고 온 거센 폭우에 둑이 무너지고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부산지방국도관리청은 30억원을 들여 서둘러 한 건설업체에 복구공사를 맡겼습니다.
⊙김한창(부산 국토관리청 하천국): 그 다음 해의 우기 전까지는 빨리 착공해서 제방복구를 해야 된다는 게 큰 과제였고요.
⊙기자: 하지만 공사는 우기 전에 마무리되지 않았고 또다시 태풍이 몰아쳐 제방 일부가 유실됐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복구공사도 같은 업체가 수의 계약했습니다.
다른 업체에게 맡기면 나중에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완공된 지 채 1년도 안 돼 문제가 생겼습니다.
둑 밑에 깐 배수박스 밑으로 물이 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하자여부를 가리지 않은 채 건설업체는 이번에도 60억짜리 세번째 공사를 따냈습니다.
⊙김한창(부산 국토관리청 하천국): 전차 공사하고 새로 발주하는 공사하고 나중에 준공 후에 하자책임 구분이 곤란할 경우에 수의계약을 줄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기자: 해양수산청이 발주한 방파제 축조공사 현장입니다.
이 공사의 감리를 맡고 있는 업체의 책임감리원은 해양수산청 출신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감리원이 공사의 실 시설계를 감독한 장본인이라는 것입니다.
⊙외항방파제공사 감리단장: 입찰을 할 때 (업체들이) 참여를 하려고 거기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오라는 데가 많이 있었거든요.
⊙기자: 실제로 퇴직간부 영입 덕분에 5.5점을 더 받았고 경쟁업체를 2점 차 이상으로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곽형석(부패방지위원회 제도2담당관): 건설교통부, 철도청 등 모든 공공기관에서 해당 기관 출신 공직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감리업체 선정기준을 제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국민의 혈세 낭비도 문제지만 이 같은 무책임한 행정은 또 다른 비리를 불러오기 십상입니다.
⊙건설업자: 노골적으로 요구를 하다가 그게 안 되면 공사 건에 대해서 트집을 잡아가면서, 그러면 안 줄 수가 없습니다.
⊙기자: 넝마처럼 얽혀 있어 쉽게 치유되지 않은 입찰비리의 먹이사슬.
이제는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뉴스 황동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입찰도 전관예우?
    • 입력 2004-12-06 21:15:1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청렴한 사회를 가로막는 부정부패, 9시뉴스 기획보도에서 집중 조명해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부정부패의 먹이사슬이 뿌리박혀 있는 건설업계의 입찰비리를 취재했습니다. 황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태풍이 몰고 온 거센 폭우에 둑이 무너지고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부산지방국도관리청은 30억원을 들여 서둘러 한 건설업체에 복구공사를 맡겼습니다. ⊙김한창(부산 국토관리청 하천국): 그 다음 해의 우기 전까지는 빨리 착공해서 제방복구를 해야 된다는 게 큰 과제였고요. ⊙기자: 하지만 공사는 우기 전에 마무리되지 않았고 또다시 태풍이 몰아쳐 제방 일부가 유실됐습니다. 그런데 두번째 복구공사도 같은 업체가 수의 계약했습니다. 다른 업체에게 맡기면 나중에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완공된 지 채 1년도 안 돼 문제가 생겼습니다. 둑 밑에 깐 배수박스 밑으로 물이 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하자여부를 가리지 않은 채 건설업체는 이번에도 60억짜리 세번째 공사를 따냈습니다. ⊙김한창(부산 국토관리청 하천국): 전차 공사하고 새로 발주하는 공사하고 나중에 준공 후에 하자책임 구분이 곤란할 경우에 수의계약을 줄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기자: 해양수산청이 발주한 방파제 축조공사 현장입니다. 이 공사의 감리를 맡고 있는 업체의 책임감리원은 해양수산청 출신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감리원이 공사의 실 시설계를 감독한 장본인이라는 것입니다. ⊙외항방파제공사 감리단장: 입찰을 할 때 (업체들이) 참여를 하려고 거기만이 아니라 다른 회사에서도 오라는 데가 많이 있었거든요. ⊙기자: 실제로 퇴직간부 영입 덕분에 5.5점을 더 받았고 경쟁업체를 2점 차 이상으로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곽형석(부패방지위원회 제도2담당관): 건설교통부, 철도청 등 모든 공공기관에서 해당 기관 출신 공직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감리업체 선정기준을 제정,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자: 국민의 혈세 낭비도 문제지만 이 같은 무책임한 행정은 또 다른 비리를 불러오기 십상입니다. ⊙건설업자: 노골적으로 요구를 하다가 그게 안 되면 공사 건에 대해서 트집을 잡아가면서, 그러면 안 줄 수가 없습니다. ⊙기자: 넝마처럼 얽혀 있어 쉽게 치유되지 않은 입찰비리의 먹이사슬. 이제는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뉴스 황동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