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주의 공직사회

입력 2004.12.10 (21:5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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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칙이 아니라 정도사회로 가기 위한 KBS 9시뉴스의 연속기획, 오늘은 공직사회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그 동안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소신 대신 보신에 빠진 공무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초부터 공장 설립에 나선 정중열 씨.
관할 시청은 물론 농림부와 산자부 등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그 동안 뗀 서류만 1000장이 넘습니다.
⊙정중열(중소기업 사장): 현재 각 해당부서에서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기준에 맞춰서 저희들이 허가를 넣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기자: 1년이 넘는 헛수고에 지친 정 씨는 요즘 공장설립 포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중열(중소기업 사장): 현재 법이나 규정이 공장을 세울 수 없는 법으로 돼 있다는 것, 그거 하나밖에 우리는 느낄 수 없어요.
⊙기자: 실제로 수도권 밖에서 공장을 짓는 데 드는 행정비용은 1억 5000만원.
평균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통과해야 할 규제만 68건에 이릅니다.
자동차 관련 업소들이 모여 있는 이 건물은 곳곳이 텅 비어 있습니다.
관할시청이 경정비업소 허가를 모두 반려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관련 도시계획 규정의 해석에 있었습니다.
문구에 포함된 등의 의미를 무시한 채 명시된 네 가지 업종만을 허가한 것입니다.
⊙온홍준(자동차 경정비업소 업주): 너무 자기들 편의대로 해석해 버리는 자체가 나는 너무너무 사실 안타까울 뿐이에요.
⊙기자: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를 없앤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전체 규제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김한수(사무관/규제개혁위원회): 직접 기업애로를 듣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면 저희들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자: 공직사회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개방형 임용제와 공모제 등을 통해 민간인들의 공직사회 진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공직사회의 높은 벽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박재규(우정사업본부 단장/전 LG홈쇼핑 상무): 고객중심적으로 가야 하는데 가급적 말썽이 안 나게 처리하자, 이렇게 넘어가는 경우가 좀 있고...
⊙기자: 소신보다는 보신.
개혁보다는 규제 속에 안주하려는 공직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여 줄 때입니다.
KBS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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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신주의 공직사회
    • 입력 2004-12-10 21:18:19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반칙이 아니라 정도사회로 가기 위한 KBS 9시뉴스의 연속기획, 오늘은 공직사회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그 동안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소신 대신 보신에 빠진 공무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초부터 공장 설립에 나선 정중열 씨. 관할 시청은 물론 농림부와 산자부 등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그 동안 뗀 서류만 1000장이 넘습니다. ⊙정중열(중소기업 사장): 현재 각 해당부서에서 기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기준에 맞춰서 저희들이 허가를 넣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기자: 1년이 넘는 헛수고에 지친 정 씨는 요즘 공장설립 포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중열(중소기업 사장): 현재 법이나 규정이 공장을 세울 수 없는 법으로 돼 있다는 것, 그거 하나밖에 우리는 느낄 수 없어요. ⊙기자: 실제로 수도권 밖에서 공장을 짓는 데 드는 행정비용은 1억 5000만원. 평균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고 통과해야 할 규제만 68건에 이릅니다. 자동차 관련 업소들이 모여 있는 이 건물은 곳곳이 텅 비어 있습니다. 관할시청이 경정비업소 허가를 모두 반려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관련 도시계획 규정의 해석에 있었습니다. 문구에 포함된 등의 의미를 무시한 채 명시된 네 가지 업종만을 허가한 것입니다. ⊙온홍준(자동차 경정비업소 업주): 너무 자기들 편의대로 해석해 버리는 자체가 나는 너무너무 사실 안타까울 뿐이에요. ⊙기자: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를 없앤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전체 규제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김한수(사무관/규제개혁위원회): 직접 기업애로를 듣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면 저희들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규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자: 공직사회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개방형 임용제와 공모제 등을 통해 민간인들의 공직사회 진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공직사회의 높은 벽을 넘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박재규(우정사업본부 단장/전 LG홈쇼핑 상무): 고객중심적으로 가야 하는데 가급적 말썽이 안 나게 처리하자, 이렇게 넘어가는 경우가 좀 있고... ⊙기자: 소신보다는 보신. 개혁보다는 규제 속에 안주하려는 공직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여 줄 때입니다. KBS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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