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고발 ‘왕따’

입력 2004.12.09 (22: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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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칙 없는 사회,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내부고발자들입니다.
부패사슬을 끊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기된 내부고발제도의 문제점 짚어봤습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대리였다 실직한 정국정 씨는 벌써 4년째 외로운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가를 조작해서 회삿돈을 빼돌리는 내부비리를 보다 못해 용기 있게 고발했지만 돌아온 것은 집단따돌림뿐이었습니다.
⊙정국정(회사 비리 내부 고발자): 대기발령을 내서 폭행하고 창가쪽에 서 있게 하고 완전히 노골적인 거였습니다.
⊙기자: 회사도 정 씨 편이 아니었습니다.
정 씨는 결국 해고됐고 문서위조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사기업 내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정국정(회사 비리 내부 고발자): 내부적으로 내부고발자가 보호가 안 되더라고요.
빨리빨리 됐더라면 내가 구제받았을 텐데...
⊙기자: 관행처럼 굳어진 병원측 비리에 늘 양심에 가책을 느꼈던 이 모씨.
30여 군데를 전전하다 끝내 병원주를 부당의료행위로 신고했습니다.
⊙이 모씨(전 의사): 면허 없는 분이 마취해서 수술하기 때문에...
생명이 달린 건데, 그렇게 했던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습니다.
⊙기자: 해당병원은 문을 닫았지만 김 씨 자신도 의사면허가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그에게 현재 남은 것은 전과와 빚더미뿐입니다.
⊙이 모씨(전 의사): 우리나라에서는 법이 양심을 지켜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자: 역시 보호대상이 아닌 것입니다.
부패방지법에는 공직자와 공공기관의 부패에 대한 내부고발만 보호받을 수 있게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모든 내부고발을 광범위하게 보호하고 있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입니다.
이 때문인지 부패방지위원회의 비리신고건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지문(흥사단 공익정보센터 소장): 내부고발에 의한 것이 전세계적으로 부패통제에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확장되고 있고...
⊙기자: 용기 있는 내부고발에 대한 사회적 냉대가 계속된다면 청렴 사회로 가는 길은 그만큼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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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 고발 ‘왕따’
    • 입력 2004-12-09 21:17:1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반칙 없는 사회,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내부고발자들입니다. 부패사슬을 끊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기된 내부고발제도의 문제점 짚어봤습니다. 홍찬의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대리였다 실직한 정국정 씨는 벌써 4년째 외로운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가를 조작해서 회삿돈을 빼돌리는 내부비리를 보다 못해 용기 있게 고발했지만 돌아온 것은 집단따돌림뿐이었습니다. ⊙정국정(회사 비리 내부 고발자): 대기발령을 내서 폭행하고 창가쪽에 서 있게 하고 완전히 노골적인 거였습니다. ⊙기자: 회사도 정 씨 편이 아니었습니다. 정 씨는 결국 해고됐고 문서위조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사기업 내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정국정(회사 비리 내부 고발자): 내부적으로 내부고발자가 보호가 안 되더라고요. 빨리빨리 됐더라면 내가 구제받았을 텐데... ⊙기자: 관행처럼 굳어진 병원측 비리에 늘 양심에 가책을 느꼈던 이 모씨. 30여 군데를 전전하다 끝내 병원주를 부당의료행위로 신고했습니다. ⊙이 모씨(전 의사): 면허 없는 분이 마취해서 수술하기 때문에... 생명이 달린 건데, 그렇게 했던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습니다. ⊙기자: 해당병원은 문을 닫았지만 김 씨 자신도 의사면허가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그에게 현재 남은 것은 전과와 빚더미뿐입니다. ⊙이 모씨(전 의사): 우리나라에서는 법이 양심을 지켜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자: 역시 보호대상이 아닌 것입니다. 부패방지법에는 공직자와 공공기관의 부패에 대한 내부고발만 보호받을 수 있게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모든 내부고발을 광범위하게 보호하고 있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입니다. 이 때문인지 부패방지위원회의 비리신고건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지문(흥사단 공익정보센터 소장): 내부고발에 의한 것이 전세계적으로 부패통제에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확장되고 있고... ⊙기자: 용기 있는 내부고발에 대한 사회적 냉대가 계속된다면 청렴 사회로 가는 길은 그만큼 더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뉴스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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