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골프장 ‘홀마다 숨은 함정’

입력 2010.04.06 (09:31)

수정 2010.04.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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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느끼는 감정은 공포감과 흥분으로 요약된다. 이것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트레버 이멜만(남아공)의 형인 콜럼버스주립대 골프감독 마크 이멜만은 오거스타 골프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제74회 마스터스대회가 열리는 이 골프장은 파72에 전장 7천435야드로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여전히 홀마다 숨어있는 함정들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1번홀(파4.445야드)

오른쪽으로 살짝 굽어진 이 홀은 페어웨이 오른쪽과 그린 왼쪽에 벙커가 있다. 일단 벙커에 빠지면 높은 턱에 걸려 탈출하기 쉽지않다. 1987년 스콧 버플랭크가 페어웨이 벙커에서 4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날려 이글을 잡은 적이 있지만 1998년에는 올린 브라운과 스콧 심슨이 같은 날 이 홀에서 쿼드러플보기를 적어냈다.

▲2번홀(파5.575야드)

장타자라면 충분히 두번째 샷으로 그린 위에 볼을 올려볼 수 있는 홀이다. 하지만 두번째 샷이 짧으면 그린을 감싸고 있는 두개의 벙커에 빠진다. 알바트로스를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파5 홀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듀발은 2006년 오른쪽에 있는 페어웨이 벙커를 피해 왼쪽으로 티샷을 하다 배수로에 빠져 5타를 잃고 홀아웃했다.

▲3번홀(파4.350야드)

28년 동안 형태가 바뀌지 않은 홀로 장타자들은 티샷 한방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심하게 경사진 그린은 버디를 쉽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1998년 58세였던 잭 니클라우스는 칩인버디를 성공해 큰 박수를 받았다.

▲4번홀(파3.240야드)

오거스타 파3홀 중 가장 긴 홀로 장타자들은 롱 아이언,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잡겠지만 수시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클럽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제프 슬루먼이 1992년 유일하게 홀인원을 기록했다.

▲5번홀(파4.455야드)

티박스가 옮겨져 예년에 비해 전장이 다소 짧아졌다. 페어웨이 왼쪽 300야드 지점에 두개의 깊은 벙커가 있고 그린 뒤쪽에도 벙커가 기다리고 있다. 어프로치 샷이 조금만 길면 경사를 타고 그린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캐리 미들코프는 1956년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두번째 샷만에 그린 위에 올리고도 네차례 퍼트를 하는 바람에 2타를 잃고 홀아웃했다.

▲6번홀(파3.180야드)

경사가 심한 3단 그린이 압권이다. 핀이 그린 앞 왼쪽이 꽂힌다면 모를까 홀 가까이 가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아마추어 선수로 출전한 빌리 조 패튼이 1954년 4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연장 승부까지 갔지만 벤 호건, 샘 스니드을 벽을 넘지 못했다.

▲7번홀(파4.450야드)

라이가 평평한 페어웨이 왼쪽이 티샷 공략 지점이었지만 올해는 이 곳에 집중적으로 나무가 심어졌다. 그린은 다섯개의 벙커로 둘러싸여 있어 공략하기 쉽지 않다. 어니 엘스가 이 홀에서 1997년과 2003년 두차례나 이글을 잡아냈다. 1972년 찰스 쿠디가 6번홀에서 홀인원을 하고도 7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로 무너진 적이 있다.

▲8번홀(파5.570야드)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를 피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티샷이 필요하다. 그린 주변에 벙커는 없다. 다만 엄청난 경사만 있을 뿐. 브루스 데블린이 1967년 1라운드에서 248야드를 남기고 4번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이 홀로 빨려들어가 유일한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9번홀(파4.460야드)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보내야 그린을 잘 볼 수 있는 각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린 왼편에 큰 벙커 2개가 있기 때문에 역시 두번째 샷이 중요하다. 어프로치샷이 짧으며 페어웨이 쪽으로 25야드나 굴러나온다. 니클러스는 1986년 대회 최종 라운드 때 이 홀에서 갤러리들의 응원을 유도한 뒤 버디를 잡았고 결국 우승했다.

▲10번홀(파4.495야드)

1935년 이전에는 1번홀로 사용된 곳으로 오거스타 골프장에서도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다. 티샷과 두번째 샷 모두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곳이다. 티샷을 페어웨이 내리막 경사로 보낸다면 거리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11번홀(파4.505야드)

아멘 코너가 시작되는 홀이다. 전장은 15야드 정도 길어졌지만 오른편에 있던 나무 몇 그루가 없어져 부담은 다소 줄었다. 래리 마이즈가 1987년 연장전에서 극적인 칩인 버디를 성공시켜 그렉 노먼을 꺾고 우승한 곳으로 유명하다.

▲12번홀(파3.133야드)

파3홀 중 가장 짧은 홀이지만 종잡을 수 없는 바람 때문에 6번부터 9번 아이언까지 클럽 선택 범위가 넓다. 1980년 대회 1라운드에서 톰 웨이스코프가 7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가 그린 앞 개울에 빠뜨리며 고전하다 무려 13타만에 홀아웃하기도 했다.

▲13번홀(파5.510야드)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철쭉 꽃밭이 조성돼 유명한 곳이다. 1994년 제프 매거트가 220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으로 알바트로스를 잡아냈다.

▲14번홀(파4.440야드)

벙커가 없는 유일한 홀이지만 오른쪽으로 심하게 흐르는 그린의 경사는 선수들을 괴롭힌다. 2006년 마지막 라운드에서 미켈슨을 바짝 추격하던 프레드 커플스는 이 홀에서 1.2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하고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우승컵을 날려 버렸다.

▲15번홀(파5.530야드)

티샷과 두번째 샷 모두 똑바로 친다면 그린 위에 올릴 수 있지만 그린 앞에는 연못이 있고 오른쪽에는 벙커가 있다. 레이업을 한 뒤 세번째 샷을 하더라도 정교함을 요구한다. 2007년 3라운드 때 제프 오길비는 웨지로 어프로치샷을 하다가 두차례나 볼을 연못에 빠뜨려 9타만에 홀아웃했다.

▲16번홀(파3.170야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명품 칩샷이 나왔던 홀이다. 2005년 마지막 라운드 때 우즈는 티샷을 그린 뒤쪽으로 보내 심한 경사를 이룬 홀을 향해 칩샷을 했다. 그린 위에 떨어진 볼은 U자를 그리며 홀을 향했고 홀 주위를 2초 정도 훑고 나서 떨어졌다.

▲17번홀(파4.440야드)

이 골프장 회원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아이젠하워 트리'가 있는 홀이다. 아이젠하워가 티박스로부터 210야드 지점에 있는 이 나무에 막혀 계속 골탕을 먹자 `저 나무를 베어버려라'고 지시했다는 일화가 있다.

▲18번홀(파4.465야드)

오른쪽으로 휘어진 마지막 홀은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나무들이 티샷을 방해하고 그린 양쪽에는 2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페어웨이 가운데로만 보낸다면 미들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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