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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향한 깊은 연민과 공감…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입력 2021.12.05 (21:22) 수정 2021.12.06 (08:17)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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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시대의 소설.

매주 이 시간 전하고 있습니다.

KBS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으로 선정한 소설 50편을 차례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오늘(5일)이 서른 번째라고 하는군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입니다.

로기완은 탈북 청년의 이름인데, 유럽으로 간 이 청년의 흔적을 밟아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처음에 그는, 그저 이니셜 L에 지나지 않았다."]

L, 그는 스무 살의 탈북인입니다.

["나는 로기완이라 불리며, 1987년 5월 1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함경북도 온성군 세선리 제7작업반에서 태어났습니다."]

방송 작가인 주인공이 어느 잡지에서 우연히 읽게 된 탈북인 로기완의 사연.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다시 벨기에로 간 이 청년이 고백한 '한 줄의 문장'에 자석처럼 끌려 작가도 벨기에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조해진/소설가 : "저한테는 합법적인 신분증이 있고 돌아갈 나라가 있는데 그 기사 속 탈북인, 난민 지위를 받고 싶어 하는 그 탈북인에게는 신분증도 없고, 돌아갈 조국도 없고. 그런 절박한 조건의 이방인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손에 넣은 로기완의 일기장.

3년 전, 이방인 로기완이 하염없이 걷고 또 걸은 생면부지의 나라 벨기에의 거리와 로기완이 밤새워 뒤척이던 그 모든 장소를 주인공은 하나하나 되밟아갑니다.

[조해진/소설가 : "그에게서 자신을 보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일 수도 있고 실수일 수도 있는 어떤 행동으로 누군가를 또 아프게 한 적이 있잖아요. 이런 사람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 느끼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던 로기완의 존재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주인공의 내면으로 스며들고, 독자들은 비로소 주인공을 로기완에게로 이끈 바로 그 '한 줄의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어머니는 저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아야 했습니다."]

[조해진/소설가 : "나의 삶에도 침투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진심인, 아주아주 진심인 순도 높은 연민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했었고, 그런 고민이 많이 투사된 작품이에요."]

작가가 우연히 찾은 잡지 기사에서 시작된 이 소설.

전혀 몰랐던 타인을 알아가는 여정을 통해 거꾸로 자기 삶을 성찰해 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렸습니다.

[조연정/문학평론가 :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보면 타인의 고통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점점 더 무감해지는 그런 시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해진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뭔가 함께하는 삶,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지 않나."]

작가에게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준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그래서 작가는 오늘도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로기완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지 않습니다.

[조해진/소설가 :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 그것이 그 사람을 완벽하게 아는 것이 실패할지라도 이것을 통해서 결국 저는 서로에게 빛이 되는 그런 순간들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결국 우리를 살게 한다고 믿고 있어요."]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황종원/영상편집:이재연/문자그래픽:기연지/장소협조:소전서림(素磚書林)
  • 타인을 향한 깊은 연민과 공감…조해진 ‘로기완을 만났다’
    • 입력 2021-12-05 21:22:12
    • 수정2021-12-06 08:17:54
    뉴스 9
[앵커]

우리시대의 소설.

매주 이 시간 전하고 있습니다.

KBS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으로 선정한 소설 50편을 차례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오늘(5일)이 서른 번째라고 하는군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입니다.

로기완은 탈북 청년의 이름인데, 유럽으로 간 이 청년의 흔적을 밟아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처음에 그는, 그저 이니셜 L에 지나지 않았다."]

L, 그는 스무 살의 탈북인입니다.

["나는 로기완이라 불리며, 1987년 5월 1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함경북도 온성군 세선리 제7작업반에서 태어났습니다."]

방송 작가인 주인공이 어느 잡지에서 우연히 읽게 된 탈북인 로기완의 사연.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다시 벨기에로 간 이 청년이 고백한 '한 줄의 문장'에 자석처럼 끌려 작가도 벨기에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조해진/소설가 : "저한테는 합법적인 신분증이 있고 돌아갈 나라가 있는데 그 기사 속 탈북인, 난민 지위를 받고 싶어 하는 그 탈북인에게는 신분증도 없고, 돌아갈 조국도 없고. 그런 절박한 조건의 이방인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손에 넣은 로기완의 일기장.

3년 전, 이방인 로기완이 하염없이 걷고 또 걸은 생면부지의 나라 벨기에의 거리와 로기완이 밤새워 뒤척이던 그 모든 장소를 주인공은 하나하나 되밟아갑니다.

[조해진/소설가 : "그에게서 자신을 보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일 수도 있고 실수일 수도 있는 어떤 행동으로 누군가를 또 아프게 한 적이 있잖아요. 이런 사람에 대한 미안함을 대신 느끼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던 로기완의 존재는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주인공의 내면으로 스며들고, 독자들은 비로소 주인공을 로기완에게로 이끈 바로 그 '한 줄의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어머니는 저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아야 했습니다."]

[조해진/소설가 : "나의 삶에도 침투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진심인, 아주아주 진심인 순도 높은 연민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했었고, 그런 고민이 많이 투사된 작품이에요."]

작가가 우연히 찾은 잡지 기사에서 시작된 이 소설.

전혀 몰랐던 타인을 알아가는 여정을 통해 거꾸로 자기 삶을 성찰해 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렸습니다.

[조연정/문학평론가 :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보면 타인의 고통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점점 더 무감해지는 그런 시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해진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뭔가 함께하는 삶,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지 않나."]

작가에게 더 크고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준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그래서 작가는 오늘도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로기완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지 않습니다.

[조해진/소설가 : "타인을 알아가는 과정, 그것이 그 사람을 완벽하게 아는 것이 실패할지라도 이것을 통해서 결국 저는 서로에게 빛이 되는 그런 순간들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결국 우리를 살게 한다고 믿고 있어요."]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황종원/영상편집:이재연/문자그래픽:기연지/장소협조:소전서림(素磚書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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