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되는 가정들

입력 2004.12.07 (21:59)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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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황과 함께 크게 늘어나고 있는 빈곤층의 문제를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빈곤층의 양산은 단지 경제문제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회적 부작용과 폐해를 낳고 있습니다.
오늘은 빈곤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이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기에 대한 실낱 같은 기대마저 사라지고 비관과 절망만이 남았습니다.
그럭저럭 꾸려나가던 장사가 빚더미에 놓이면서 단란했던 가정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처자식에 대한 죄책감에 쫓기던 가장의 마지막 선택은 결국 가출과 노숙이었습니다.
⊙박 모씨(노숙자): 죽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건물 옥상에서 떨어질 자신도 없고...
이것보다 더 비참해지겠어요?
⊙기자: 시간강사인 남편의 월수입 30만원으로는 생계를 지탱하기 어려웠던 가정주부.
결혼 전 남을 돕는 사회복지사에서 이혼 후에는 자신이 오히려 모자가정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아동보육비는 고작 월 2만원에 불과합니다.
⊙김 모씨(모자 가정): 밤에 나가 일을 할까 그런 생각까지도 하고 찢어지는 마음에...
⊙기자: 이 같은 빈곤과 가정의 위기에서 아이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야간에도 맞벌이를 하는 부모,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은 경제력이 없는 조부모나 친척에게 떠맡겨지기 일쑤입니다.
⊙문옥석(노인 가장): 입만 연명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면 내가 울고...
⊙기자: 문제는 어려운 환경에서의 성장이 그 세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최선희(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 번도 성공의 경험이 없는 분들, 그리고 역시 저소득가정에서 성장한 분들이 많거든요.
⊙기자: 경제적 몰락과 가정의 해체, 무관심 속에 스쳐 지나가기에는 너무나 큰 우리 사회의 그늘입니다.
KBS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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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체되는 가정들
    • 입력 2004-12-07 21:32:47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불황과 함께 크게 늘어나고 있는 빈곤층의 문제를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빈곤층의 양산은 단지 경제문제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회적 부작용과 폐해를 낳고 있습니다. 오늘은 빈곤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이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기에 대한 실낱 같은 기대마저 사라지고 비관과 절망만이 남았습니다. 그럭저럭 꾸려나가던 장사가 빚더미에 놓이면서 단란했던 가정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처자식에 대한 죄책감에 쫓기던 가장의 마지막 선택은 결국 가출과 노숙이었습니다. ⊙박 모씨(노숙자): 죽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건물 옥상에서 떨어질 자신도 없고... 이것보다 더 비참해지겠어요? ⊙기자: 시간강사인 남편의 월수입 30만원으로는 생계를 지탱하기 어려웠던 가정주부. 결혼 전 남을 돕는 사회복지사에서 이혼 후에는 자신이 오히려 모자가정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아동보육비는 고작 월 2만원에 불과합니다. ⊙김 모씨(모자 가정): 밤에 나가 일을 할까 그런 생각까지도 하고 찢어지는 마음에... ⊙기자: 이 같은 빈곤과 가정의 위기에서 아이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야간에도 맞벌이를 하는 부모,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은 경제력이 없는 조부모나 친척에게 떠맡겨지기 일쑤입니다. ⊙문옥석(노인 가장): 입만 연명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면 내가 울고... ⊙기자: 문제는 어려운 환경에서의 성장이 그 세대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최선희(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 번도 성공의 경험이 없는 분들, 그리고 역시 저소득가정에서 성장한 분들이 많거든요. ⊙기자: 경제적 몰락과 가정의 해체, 무관심 속에 스쳐 지나가기에는 너무나 큰 우리 사회의 그늘입니다. KBS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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