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최빈곤층

입력 2004.12.10 (21:5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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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달동네의 모습은 이제 거의 사라졌지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가난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더욱더 가난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극빈층의 생활, 조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0여 년 동안 2000가구 1만여 도시 빈민들이 모여들면서 수도 서울의 가난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난곡.
대규모 아파트에 자리를 내주고 지난해 5월 인근 임대아파트로 떠났던 박광진 씨는 1년도 채 안 돼 다시 난곡의 무허가 단칸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박광진(난곡 주민): 거기 가서 임대료 못 내고 전기 끊기고 가스 끊기고 쫓겨난 거죠.
⊙기자: 띄엄띄엄 들어오던 일거리마저 몇 달째 끊긴 서길준 씨도 겨울 나기가 막막합니다.
⊙서길준(난곡 주민): 경기가 안 좋으니까 이렇게 되는 거예요.
어쨌든 문제는 그거라고 생각해요.
내 잘못도 아니고 누구 잘못도 아니고...
⊙기자: 실제로 이곳 난곡을 떠난 사람들의 지난 5년새 살림살이는 오히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사회복지기관의 조사 결과 난곡을 떠난 주민들의 70%가 난곡 주변의 지하단칸방으로 다시 모여들었고 가구당 평균 500만원이던 가계빚도 900여 만원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것은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월소득 100만원이 안 되는 극빈층입니다.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류정순(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빚도 갚아야 된다는 부담까지 지고 있어서 사실은 어려운 사람 살기가 더 힘이 든 것이...
⊙기자: 무허가 판자촌 등 가난의 풍경은 사라졌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은 더욱 힘겹기만 합니다.
KBS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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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화되는 최빈곤층
    • 입력 2004-12-10 21:26:29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가난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달동네의 모습은 이제 거의 사라졌지만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가난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더욱더 가난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극빈층의 생활, 조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0여 년 동안 2000가구 1만여 도시 빈민들이 모여들면서 수도 서울의 가난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난곡. 대규모 아파트에 자리를 내주고 지난해 5월 인근 임대아파트로 떠났던 박광진 씨는 1년도 채 안 돼 다시 난곡의 무허가 단칸방으로 돌아왔습니다. ⊙박광진(난곡 주민): 거기 가서 임대료 못 내고 전기 끊기고 가스 끊기고 쫓겨난 거죠. ⊙기자: 띄엄띄엄 들어오던 일거리마저 몇 달째 끊긴 서길준 씨도 겨울 나기가 막막합니다. ⊙서길준(난곡 주민): 경기가 안 좋으니까 이렇게 되는 거예요. 어쨌든 문제는 그거라고 생각해요. 내 잘못도 아니고 누구 잘못도 아니고... ⊙기자: 실제로 이곳 난곡을 떠난 사람들의 지난 5년새 살림살이는 오히려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사회복지기관의 조사 결과 난곡을 떠난 주민들의 70%가 난곡 주변의 지하단칸방으로 다시 모여들었고 가구당 평균 500만원이던 가계빚도 900여 만원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것은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월소득 100만원이 안 되는 극빈층입니다.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류정순(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 소득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빚도 갚아야 된다는 부담까지 지고 있어서 사실은 어려운 사람 살기가 더 힘이 든 것이... ⊙기자: 무허가 판자촌 등 가난의 풍경은 사라졌지만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들의 삶은 더욱 힘겹기만 합니다. KBS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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