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생존 경쟁의 장 ‘실험 계속’

입력 2008.02.21 (09:33)

수정 2008.02.21 (09:44)

허정무호가 지난달 27일 칠레와 평가전을 통해 닻을 올린 지 한 달도 채 안됐다. A매치는 고작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그 사이 데뷔전을 치른 얼굴만 무려 10명이다.
허정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복귀전이었던 칠레와 대결에서 무려 7명에게 A매치 첫 출전 기회를 줬다.
A대표팀에는 처음 발탁됐던 곽태휘(전남), 황재원, 황지수, 박원재(이상 포항), 조진수(제주)에게 바로 출전명령을 내렸다. 대표팀에 뽑힌 적은 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는 밟아보지 못했던 조용형(성남)과 정성룡(포항)에게도 출전 기회는 돌아갔다.
이어 지난 6일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는 허 감독의 새로운 실험이 잠시 중단됐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등 이미 기량이 검증됐고 경험도 풍부한 해외파가 합류한 데다 월드컵 예선 첫 경기라는 부담 때문에 모험을 강행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중국 충칭에서 개막한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새로운 선수들의 가능성 타진은 다시 진행됐다. 어리지만 잠재력 있는 새내기와 경험은 부족하지만 재능있는 '중고 신인' 들이 속속 데뷔전을 치렀다.
17일 중국과 1차전에서는 현 대표팀 막내인 열아홉 살의 구자철(제주)에 이어 고기구(전남)가 차례로 후반 교체 투입돼 첫 A매치 무대에 섰다.
20일 북한과 2차전에서는 역시 A대표가 처음인 오른쪽 풀백 이상호(제주)를 과감히 투입해 풀타임을 뛰게 했다. K-리그 5년차를 맞는 이상호는 부상으로 중도하차한 김치우(전남)의 대타로 이번 대회 도중 충칭으로 날아왔다. "포백 수비라인을 실험하기 위해 뽑았다"는 허 감독은 실제 포백을 가동한 북한전에 바로 이상호를 투입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인 허정무호의 태극전사 22명 중 21명이 A매치 경험을 갖게 됐다. 골키퍼 염동균(전남)이 남아 있지만 지난 18일 훈련 중 왼발목을 다쳐 남북대결 엔트리에서도 아예 빠졌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용인원 모두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허 감독은 "대표팀 젊은 선수들은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선수들은 몇 경기만 경험을 쌓으면 확 달라진다. 매번 똑 같은 선수만 대표팀 경기에 나서면 한국 축구의 경쟁력은 떨어진다"며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고르게 기회를 줘 '옥석가리기'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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