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 잡으면 우승컵 실낱 희망

입력 2008.02.22 (11:45)

전력의 베일을 걷자 예상외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북한 축구가 중국을 상대로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첫 승리를 노린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 축구대표팀은 23일 오후 9시45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대회 최종전으로 개최국 중국과 맞붙는다. 한일전이 끝나고 30분 뒤 바로 이어지는 경기다.
북한은 1959년부터 중국과 17차례 맞대결을 벌여 7승3무7패로 호각세다. 그러나 1982년 뉴델리에서 승리한 이후 최근 대결에선 2무4패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과 역대 전적 11무16패로 공한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가장 최근 대결로 대구에서 열린 2005년 이 대회에서도 중국은 북한을 2-0으로 눌렀다.
북한은 26년 만에 중국을 꺾을 기회를 잡았지만 문제는 북한 공격의 핵 정대세(가와사키)의 몸 상태다.
정대세는 지난 20일 남북대결에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에 타박상을 당해 21일 훈련을 하지 못했다. 김정훈 감독은 22일 훈련까지 지켜보고 중국전 출격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일본, 한국의 벽을 잇따라 무너트린 재일교포 3세 공격수 정대세는 세 경기 연속골 도전과 함께 이번 대회 최고 스타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 중국전 출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폭발적인 드리블, 결정력과 더불어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공격 병기라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조커'로는 기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7일 일본전, 20일 남북대결과 달리 이번에는 두터운 밀집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좀 더 공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일본, 한국에는 애초 객관적 전력에서 명백한 열세라고 봤기에 초반부터 수비 중심 전술을 썼지만 중국과는 전력 면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이 중국을 두 골차 이상 스코어로 누르고 한일전이 무승부로 끝나면 북한이 역전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
정대세가 원톱 자리를 지키지 못할 경우 북한은 신예 김금일을 대체 카드로 쓸 수 있다. 김금일은 2006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30년 만에 북한을 정상에 올려놓은 젊은 피.
스피드와 돌파력은 처지지 않지만 J-리그에서 지난 시즌 12골이나 터트린 정대세 만큼 결정력이 있을지는 미심쩍다.
북한은 좌우 날개 문인국, 박남철이 측면을 과감하게 돌파하도록 하고 중원 조율을 맡은 K-리거 안영학(수원)과 '북한의 지단'으로 불리는 김영준이 중원에서 공세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2전 전패로 이미 우승 꿈을 접었지만 안방에서 3연패를 당할 순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중국은 주팅, 취보 투톱을 가동하면서 한국, 일본전에서 위협적인 크로스를 보여준 두전위의 왼발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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