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째 한일전, 우승 경쟁 ‘동상이몽’

입력 2008.02.22 (07:44)

수정 2008.02.22 (21:24)

허정무호가 동아시아축구 정상 자리를 놓고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 역대 70번째 한.일전을 벌인다.
축구대표팀은 23일 오후 7시1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충칭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일본과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4개국 풀리그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1승1무(승점4)를 거두고 다득점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4득점 3실점)과 일본(2득점 1실점)은 이번 대결에서 승리하면 이어 열릴 북한-중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컵을 차지하게 된다. 사실상 대회 결승전인 셈이다.
한국은 2003년 원년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정상에 도전하고, 일본은 첫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1954년 3월 스위스월드컵 아시아 예선 1차전(5-1 승)에서 처음 맞부딪친 것을 시작으로 일본과 통산 전적에서 38승19무12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대결이었던 지난해 7월 아시안컵 3.4위전에서는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6-5로 승리(공식기록은 무승부)하는 등 2000년 들어서는 2승3무2패로 호각세다.
게다가 양국 축구대표팀의 국내파 지도자 시대를 다시 연 허정무 감독(53)과 오카다 다케시(52) 감독의 첫 맞대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허 감독은 일본에 대해 "전체 선수들의 기량이 고른 좋은 팀이다. 개인 기술이나 패스워크가 뛰어난 팀이고 날카로운 스루패스도 많다"고 경계하면서도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1999년 9월 치른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1-4, 0-1로 완패했던 데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고민이 큰 오카다 감독도 "부상 선수들이 많아 걱정이지만 한국전을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꼭 우승하고 싶다"며 전열을 가다듬어 왔다.
허 감독은 중국과 1차전에서 두 골을 몰아 넣은 골잡이 박주영(FC서울)과 대체 공격수 고기구(전남)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걱정이다.
북한과 2차전도 뛰지 않았던 박주영은 21일 정밀검사 결과 오른 대퇴부 미세근육이 손상돼 1주 정도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고기구도 왼쪽 사타구니 근육 미세 출혈로 최소 2주는 쉬어야 한다.
박주영과 고기구, 그리고 지난 18일 훈련 중 왼발목을 다쳤던 골키퍼 염동균(전남)은 22일 충칭 다티안완 스타디움에서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최종 담금질에서 벤치에 앉아 동료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한국은 2003년 5월 친선경기(1-0) 후반 41분 안정환의 결승골 이후 일본과 3경기 연속 무득점(304분)에 그쳐 공격진의 부상은 적지 않은 타격이다.
허 감독은 일단 남아있는 최전방 공격수 자원으로는 유일한 조진수(제주)를 원톱에 세우고 좌.우에 염기훈(울산)과 이근호(대구)를 세우는 3-4-3 포메이션으로 일본 골문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과 조원희(수원)가 호흡을 맞추고, 박원재(포항)와 이종민(울산)이 좌.우 측면을 맡는다.
스리백 수비라인은 강민수(전북)-조용형(제주)-곽태휘(전남)로 구성하고, 골문은 중국과 1차전에 나섰던 정성룡(포항)이 지킬 전망이다.
전날 하루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던 허 감독은 이날 훈련 중 염기훈, 이근호, 김남일, 조원희, 강민수, 곽태휘 등 일본전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선수들은 따로 개인 훈련을 시켰고,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들로 두 팀을 구성해 미니게임을 하면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허 감독은 "이번 대회에 참가할 때부터 공격진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 많이 살아난 박주영이 부상을 당했고, 고기구마저 다쳤다. 하지만 공격수가 없다고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염기훈도 스트라이커로 충분히 가능하다. 또 이근호와 조진수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일전에 대한 부담에 대해 "가능하다면 선수들에게 부담이나 자극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이번 대결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각오도 돼 있다"면서 "내일 그라운드에서 땀 한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쏟고 나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남일도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공격수가 많이 빠졌지만 누가 뛰든, 어떤 전술이든 이기자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일본이 기술적으로는 앞서 보였지만 내일 경기는 기술적인 면보다는 정신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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