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3명 중 2명, 경제 위기 속 재산 증가

입력 2009.03.27 (11:49)

미증유의 경제위기 속에서도 전체 3분의 2에 달하는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2008년말 기준 재산공개 변동 내역에 따르면 의원 291명(정몽준 의원 제외) 중 전년보다 재산이 증가한 의원은 64%인 185명이었고, 재산이 감소했다고 신고한 의원은 36%인 105명에 불과했다. 1명은 변동사항이 없다고 신고했다.
경제위기 한파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오히려 재산을 불린 셈이다.
지난 한해 국회의원 후원회가 역대 최대치인 634억원의 후원금을 거둬 `모금 수완'을 보여준데 이어 재테크에도 능한 의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여실없이 드러낸 것이다.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은 예금이 9억원 가까이 증가하고 채무가 10억원 가량 줄어든데 힘입어 21억원의 재산이 증가, 증가폭 1위를 기록했고, 다음으로는 민주당 최인기(19억원), 한나라당 홍정욱(12억원), 조진형(10억원) 의원 등 순이었다.
특히 재산 증가 상위 10걸에는 한나라당 의원이 8명이나 포함됐고, 민주당 의원은 2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의원들도 경제위기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국회의원 291명의 평균 재산은 25억8천563만원으로 전년보다 9천953만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은 토지 20억원, 건물 114억원 등 무려 211억원의 재산이 감소했고,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 정국교 의원도 55억원의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나라당 강석호(-51억원), 자유선진당 이영애(-24억원), 한나라당 서병수(-23억원) 의원이 20억원 이상 재산이 감소한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의원들의 평균재산이 감소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급랭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91명의 유가증권 총액은 1천100억원으로 2007년말보다 302억원 감소했다. 1인당 평균 1억399만원의 유가증권을 허공에 날려보낸 셈이다.
이는 1인당 재산 감소액이 9천953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이 재산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재산 감소폭이 가장 컸던 김세연 의원은 유가증권 총액이 무려 155억원이나 줄어들었고, 민주당 정국교(-58억원), 한나라당 강석호(-55억원), 전여옥(-34억원), 허원제(-14억원), 배영식(-14억원) 의원도 10억원 이상 감소한 의원에 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주식시장과 함께 부동산시장도 침체기를 맞이했지만 1인당 평균 부동산 가액은 317만원 감소하는데 그쳐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에서도 1인당 토지 가액은 1천40만원 늘어난 반면 건물가액은 1천708만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토지보다는 아파트, 상가 등 부동산값의 하락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나라당 김태환 전여옥 이종구 나경원 심재철 김학송, 민주당 최철국, 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건물에서만 5억원 이상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당별 평균재산은 한나라당이 30억4천797만원이었고, 창조한국당 29억3천927만원, 자유선진당 21억2천652만원이었다. 또 민주당은 19억8천636만원이었으며 친박연대 11억9천765만원, 민노당 4억4천672만원, 무소속 13억6천33만원 등이었다.
재산 증감 추이에서 한나라당(-1억6천349만원), 친박연대(-1억6천752만원), 창조한국당(-2억7천140만원), 자유선진당(-7천691만원)이 재산 감소 정당에 포함됐다.
하지만 민주당(1천498만원), 민주노동당(8천706만원), 무소속(1천298만원)은 재산증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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