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전통 이은 류중일표 ‘형님 리더십’

입력 2013.11.01 (22:07)

수정 2013.11.01 (22:30)

KBS 뉴스 이미지
명실상부한 이 시대 최고 명장으로 우뚝 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50) 감독은 원조 '형님 리더십'을 통해 팀을 이끌어왔다.

류 감독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승제) 7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4차전까지 1승 3패로 뒤지던 팀으로는 역대 최초로 우승을 달성했을 정도로 드라마 같은 반전이었다.

류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아무도 이루지 못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함으로써 '명가' 삼성의 역사를 일궈냈다.

야구 대통령의 줄임말인 '야통(野統)'이라는 애칭을 쑥스러워하면서도 흡족하게 받아들이는 류 감독은 그동안 '맏형'으로서 팀을 지휘했다.

류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삼성에서만 24년을 지낸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맏형'이다.

이에 맞게 류 감독은 '맏형 리더십'을 발휘, 2011년 '눈높이 야구', '소통의 야구'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고 챔피언의 영광을 누렸다.

2010년 말 선동열 감독(현 KIA 감독)이 경질되고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이어받았음에도 이듬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연달아 우승하고 성공적으로 감독 데뷔를 마쳤다.

2011년 말에는 한국 프로팀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시리즈를 제패하면서 팀을 아시아 최고의 클럽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도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쓸어담은 류 감독은 올 시즌에는 다른 팀의 견제가 더욱 심해진 데다 내부적으로도 암초에 부딪혔음에도 선수단의 결속력을 다져 통합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 허덕이고, 외국인 투수 농사에서도 흉작을 겪는 등 팀이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도 류 감독은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선수들이 즐겁게 그라운드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스스로 '차·포·마'를 모두 떼고 경기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고비가 있었지만 류 감독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선수단에 심어줬다.

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외국인 투수 없이도 배영수·윤성환·장원삼·차우찬 등 토종 선발들이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타석에서는 '해결사' 이승엽이 부진했음에도 최형우·박석민·채태인·박한이가 힘을 냈다.

류 감독만의 믿고 기다리는 '형님 리더십'은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한국시리즈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예상밖에 타선이 터지지 않아 1∼2차전을 내리 무릎 꿇고도 4번만 이기면 되지 않느냐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2차전에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4이닝을 던진 끝에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을 때는 "오승환을 길게 던지게 한 것은 내 판단 착오였다"며 모든 비난의 화살을 자기 몫으로 돌렸다.

5차전을 앞두고는 "외국인 선수 한 명만 더 있었으면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하면서도 웃음을 띄우며 현실과 부딪힐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맏형의 인내에 자극을 받은 '사자 군단'은 3차전에서 이기더니 1승 3패로 몰린 상황에서 5∼7차전을 연달아 따내며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김상수-조동찬의 주전 키스톤 콤비가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올 시즌 팀에 합류해 류 감독의 무한한 신뢰를 받은 정병곤-김태완의 새 콤비가 주전 못지않게 내야를 지켰다.

끝 모를 침체에 빠져있던 타선이 뒤늦게 화력을 뽐냈고, 차우찬·심창민·안지만·권혁에 오승환까지 철별 불펜 투수들이 팀 승리를 지켰다.

프로야구가 닻을 올린 이래 3년을 연달아 정규리그를 우승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수장은 류 감독이 유일하다.

김응용 한화 감독,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등 내로라하는 명장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올해 한국시리즈를 생애 최고의 시리즈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 류 감독은 결국 수세를 뒤집고 극적인 반전을 엮었다. 삼성의 '맏형 류중일'은 지천명의 나이에 인생 최고의 극본을 써내려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