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꿈 ‘산산조각’ 낸 삼성 최강 불펜

입력 2013.11.01 (22:33)

수정 2013.11.0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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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은 결국 '불펜 싸움'에서 갈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3으로 꺾었다.

1승3패로 궁지에 몰린 삼성은 5∼7차전에 모두 승리하며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의 위업을 이뤘다.

시즌 마지막 대결인 만큼 두 팀 모두 총력을 쏟아부은 가운데 삼성이 뒤로 갈수록 더 높아지는 마운드를 발판으로 승리를 낚았다.

이날 삼성은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투수인 장원삼, 두산은 올해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유희관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구위가 좋지 못하면 경기 초반이라도 강판당할 수 있었지만 장원삼은 5⅔이닝 동안을 던져 6피안타에 6탈삼진을 기록하며 2실점(1자책점)하고 내려갔다.

유희관은 4⅓이닝 동안 6피안타, 볼넷 다섯 개를 주고 2실점 했다.

두 왼손잡이 선발 투수가 마운드를 떠난 뒤 양 팀 모두 불펜 자원을 총동원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두산은 선발자원이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계투 요원으로 활용하는 데릭 핸킨스에게 유희관의 뒤를 이어 마운드를 지키게 했다.

핸킨스는 앞서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하나씩 내주고 무실점하며 두산의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틔워줬다.

하지만 이날은 1⅓이닝 동안 5피안타, 볼넷 하나로 5실점(2자책)하고 무너졌다.

2-2로 맞선 6회 1사 만루에서 최형우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수 이원석의 홈 송구가 3루 주자였던 정병곤의 오른손에 맞고 굴절됐다.

수비수 실책으로 기록된 이 송구 하나로 2루주까지 홈을 밟으며 삼성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흔들린 핸킨스는 박석민과 김태완에게 잇달아 2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해 결국 패전의 멍에까지 썼다.

두산은 전의를 잃은 핸킨스를 내리고 변진수(1⅓이닝), 홍상삼(1이닝)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더 이상의 실점은 막았지만 이미 기운 승부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반면 삼성은 장원삼 이후 안지만(1이닝)-차우찬(1⅓이닝)-오승환(1이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해 추가 실점을 1점으로 막고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지만이 7회 2사 후 손시헌에게 불의의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을뿐 더는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차우찬은 삼성 마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질 때 조기 투입돼 또 한 명의 선발 투수 몫을 해내야 했다.

차우찬은 이미 6차전까지 4경기에 등판해 11⅓이닝을 던지며 2실점하는 등 삼성 마운드의 궂은 일을 해왔다.

이날도 '끝판왕'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까지 1⅓이닝을 막았다. 안지만이 손시헌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에 오른 그는 8회 2사 후 이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폭투로 2루까지 진루시켰지만 정수빈을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9회에는 1패3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이 등판해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삼성의 우승을 향한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삼성 불펜투수를 상대로 3⅓이닝 동안 3안타를 치는 데 그친 두산 타선에 넉 점 차는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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